2024-08-13
2024장애인문화예술축제 A+ festival
"시야, 노올자!" 캠페인
2024장애인문화예술축제 A+festival
시(詩) 감상 캠페인
“시(詩)야, 노올자!”
(사)한국장애인문화예술단체총연합회(상임대표 배은주)가 주최하고, 2024장애인문화예술축제조직위원회(대회장 김승수)와 (사)한국장애예술인협회(대표 방귀희)가 공동주관하며 문화체육관광부(장관 유인촌)와 (재)한국장애인문화예술원(이사장 김형희)이 후원하는 2024장애인문화예술축제 'A+ Festival' 프로그램의 하나인 ‘시로 노래하다’를 준비하는 (사)한국장애예술인협회에서
시(詩) 감상 캠페인 “시(詩)야, 노올자!”를 펼치고 있다.
(사)한국장애예술인협회 방귀희 대표는
‘연 3%를 장애인 창작물로 구매해야 하는 「장애예술인의 창작물 우선구매」와 연 1회 장애예술인 공연과 전시를 정기적으로 대관해야 하는 「장애예술인 정기적 공연.전시 제도」이 2개 제도에서 문학은 배제되었다.
장애예술인 가운데 장애문인들이 가장 어려움 속에 있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선 장애문인의 시를 알리는 캠페인을 펼치게 되었다’고 그 취지를 밝혔다.
시(詩) 감상 캠페인 “시(詩)야, 노올자!” 참여 방식은
‘시를 즐길 줄 아는 당신이 바로 시인입니다.’ 와 같이, 소중한 사람에게 문자, 카톡, 페이스북 등 SNS를 통해 아래 10개의 시구 가운데 마음에 드는 것을 골라 보내며 자유로이 즐기면 된다.
이 캠페인은 올 12월까지 계속된다.
* “시(詩)야! 노올자” 캠페인 사례
사랑했어
사랑하고 있어
사랑할 거야, 영원히
_너에게 쓴 편지/노차돌(남, 뇌병변)
"지금의 내 마음을 잘 표현하는 시여서 보낸다!"
연관기사/에이블뉴스
http://able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214162
1. 내 인생에 황혼이 들면/김준엽(남, 뇌병변)
내 인생에 황혼이 들면
나는 나에게 많은 날들을 지내오면서
사람들을 사랑했냐고 물어보겠지요
2. 너에게 쓴 편지/노차돌(남, 뇌병변)
사랑했어
사랑하고 있어
사랑할 거야, 영원히
3. 아침은/이대우(남, 뇌병변)
사는 것이 어제와 똑같을지라도
아침은 언제나 뽀얀 희망의 살결이다
4. 물망초/한병진(남, 뇌병변)
그땐 몰랐습니다
이리 떠나실 바에야
차라리 그때 그리움이라 하지 그러셨습니까
5. 치매/황성환(남, 지체장애)
헤어진 것을 잊고 또 그리워한다
만날 수 없다는 것을 잊고 또 그리워한다
그러다 이내 설움을 토한다
토했다는 사실을 잊고 또 그리워한다
6. 그 사람/김영관(남, 뇌병변)
그리운 사람이 있습니다
곁에 두고 싶은 사람이 있습니다
손잡고 걷고 싶은 사람이 있습니다
7. 그대가 나의 봄인가 보다/한승완(남, 지체장애)
사람들은 봄이 오면 설렌다는데
나는 그대만 보면 설렌다
그대가 나의 봄인가 보다
8. 당신은 나의 기쁨입니다/설미희(여, 뇌병변)
당신은 나의 기쁨입니다
아무리 힘든 고난이 닥쳐도
당신만 생각하면 이겨낼 수 있는
희망이 생깁니다
9. 세상은 모두가 희망/최유진(여, 뇌병변)
세상 모든 게 희망이야
웃음으로 이기고
긍정으로 이기며 모두와 더불어
10. 사월의 꽃/김종선(남, 척수장애)
늦은 걸음으로 걸어가는 봄비
가슴 속으로 파고드는
사월의 봄비는
내 눈가에 이슬 꽃으로 핀다
*원문 보기
내 인생에 황혼이 들면
김준엽
내 인생에 황혼이 들면
나는 나에게 많은 날들을 지내오면서
사람들을 사랑했느냐고 물어 보겠지요
그러면 그 때 가벼운 마음으로
사람들을 사랑했다고 말할 수 있도록
나는 지금 많은 이들을 사랑해야겠습니다
내 인생에 황혼이 들면
나는 나에게 많은 날들을 지내오면서
열심히 살았느냐고 물어 보겠지요
그러면 그 때 자신 있게
열심히 살았다고 말할 수 있도록
나는 지금 하루하루를 최선을 다하여 살아가겠습니다
내 인생에 황혼이 들면
나는 나에게 많은 날들을 지내오면서
사람들에게 상처를 준 일이 없느냐고 물어보겠지요
그러면
그 때 얼른 대답하기 위해
지금 나는 사람들에게 상처 주는 말과 행동을 하지 않아야겠습니다
내 인생에 황혼이 들면
나는 나에게 많은 날들을 지내오면서
삶이 아름다웠느냐고 물어 보겠지요
그러면 그 때 나는 기쁘게 대답하기 위해
지금 내 삶의 날들을 기쁨으로 아름답게 가꾸어 가겠습니다
내 인생에 황혼이 들면
나는 가족에게 많은 날들을 지내오면서
부끄러움이 없느냐고 나에게 물어보겠지요
그러면 그 때 반갑게 대답하기 위해
나는 지금 가족의 좋은 일원이 되도록
내 할 일을 다 하면서 가족을 사랑하고 부모님께 순종하겠습니다
내 인생에 황혼이 들면
나는 나에게 많은 날들을 지내오면서
이웃과 사회와 국가를 위해 무엇을 했느냐고 물어 보겠지요
그러면 그 때 나는 힘주어 대답하기 위해
지금 이웃에 관심을 가지고 좋은 사회인으로 살아가겠습니다
내 인생에 황혼이 들면
나는 내 마음 밭에서
어떤 열매를 얼마만큼 맺었느냐고 물어 보겠지요
그러면 그때 자랑스럽게 대답하기 위해
지금 나는 내 마음 밭에 좋은
생각의 씨를 뿌려 좋은 말과 좋은 행동의 열매를 부지런히 키워야겠습니다
<솟대문학> 100호(2015년 12월)에서
기도
김옥진
소유가 아닌 빈 마음으로 사랑하게 하소서
받아서 채워지는 가슴보다
주어서 비워지는 가슴이게 하소서
지금까지 해왔던 내 사랑에
티끌이 있었다면 용서하시고
앞으로 해 나갈 내 사랑은
맑게 흐르는 강물이게 하소서
위선보다 진실을 위해
나를 다듬어 나갈 수 있는 지혜를 주시고
바람에 떨구는 한 잎의 꽃잎일지라도
한없이 품어 안을
깊고 넓은 바다의 마음으로 살게 하소서
바람 앞에 스러지는 육체로 살지라도
선善 앞에 강해지는 내가 되게 하소서
크신 임이시여
그리 살게 하소서
철저한 고독으로 살지라도
사랑 앞에 깨어지고 낮아지는
항상 겸허하게 살게 하소서
크신 임이시여
<솟대문학> 100호(2015년 12월)에서
너에게 쓴 편지
노차돌
어떤 사람이 있어
너 하나만 갖고 싶어 하는 그 어떤 사람이 있어
어떤 사람이 있어
이 세상에 있는 모든 달콤한 맛을 준다고 해도
너의 입술맛을 더 갖고 싶어 하는 그 어떤 사람이 있어
사람들은 내가 널 얼마나 좋아하고
또 얼마나 사랑하는지 몰라
아마 너도 내가 얼마나 사랑하는지 모를 거야
소원이 있다면 내가 죽기 전에
네가 이 사실을 알았으면 좋겠어
넌 시를 보면 정신없이 웃고 안 믿겠지만
이 맘이 진심이고 또 진심이야
사랑했어,
사랑하고 있어,
사랑할 거야, 영원히
<솟대문학> 100호(2015년 12월)에서
눈꽃 핀 날에
우덕호
간밤에 눈이 내렸다
창밖 눈꽃 핀 나무를 보며
깊은 생각에 잠긴다
칼바람에 떨고 있는 나목을
포근히 감싸안은 눈송이처럼
나도 누군가의 시린 마음을
따듯한 눈길 건네며
살포시 보듬어주고 싶다
이 세상 추위에 지친
헐벗은 사람들을 위해
어젯밤 하얗게 내린
아름다운 눈송이가 되고 싶다
내 마음에 와 머무는
가난한 저들을 위해
순백의 눈꽃이 되고 싶다
<솟대문학> 100호(2015년 12월)에서
아침은
이대우
사는 것이
어제와 똑같을지라도
설령 그렇게 될지라도
아침은
언제나 뽀얀 희망의 살결이다
이슬과 입맞춤하는
꽃들의 즐거움 배 아파하지 않는
멋진 바람의 시선이
간절한 기도인 듯 그 느낌도 곱다
매우 좋은 기분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하늘을 향해
세수하는 새들의 날갯짓과 눈망울에
선善만 자라는 마음 깊숙이 모여드는
놀라운 은총이 푸르게 사는 법을
강의하고 있다
<솟대문학> 100호(2015년 12월)에서
물망초
한병진
언제나 그 자리에 당신은 있었지요
부드러운 미소와 함께
귓가에 은근한 속삭임이
아직도 나를 감미롭게 합니다
떠나 있어도 늘 두 마음은 숲길을 거닐었고
함께 있어도 항상 그리움의 보금자리
그대는
언제나 나만의 비밀의 정원
보송한 당신의 마음 위에
한없이 미끄럼 타며
간질러 보고 싶었습니다
세상 사람들 이야기하는 그리움에
코웃음 치며
오직 나만이 당신과 영원하지 싶었습니다
가을이 펼쳐낸 파란 하늘에
하얀 보고픔이 더욱 선명해집니다
바람 일고 난 후에야
깨달았습니다
그땐 몰랐습니다
이리 떠나실 바에야
차라리 그때 그리움이라 하지 그러셨습니까
<솟대문학> 100호(2015년 12월)에서
그리움
남인우
함박눈 내리듯
외로움 첩첩이 쌓일 때면
두고 온 듯 추억한 날은
허공처럼 하얗다
달맞이꽃처럼
정성을 안고 살아온 시절도
박꽃을 닮아
미움 없는 공백 속에
밤새움은 고웁다
속들이 언
계절 속에서
내 가슴은 너를 향한 자세로
파란 맘 키워 줄 봄비를 찾는다
<솟대평론> 14호(2024년 5월)에서
안마사의 노래
오흥국
세상은 우리를 못 봐도
우리는 세상을 봅니다
손끝과 마음으로 봅니다
배우고 익힌 대로 나누려
누르고 쓰다듬고 감싸고 주무르고 두들기며
누르고 쓰다듬고 감싸고 주무르고 두들기며
우리는 사람을 돌봅니다
다친 몸 아픈 마음 치유하러
서툰 발길 내딛으며
세상으로 나아가는
우리는 안마사입니다
<솟대평론> 14호(2024년 5월)에서
치매
황성환
먹었다는 것을 잊고 또 먹는다
배부르다는 것을 잊고 또 먹는다
그러다 이내 토한다
토했다는 사실을 잊고 또 먹는다
헤어진 것을 잊고 또 그리워한다
만날 수 없다는 것을 잊고 또 그리워한다
그러다 이내 설움을 토한다
토했다는 사실을 잊고 또 그리워한다
<솟대평론> 14호(2024년 5월)에서
그 사람
김영관
그리운 사람이 있습니다
곁에 두고 싶은 사람이 있습니다
손잡고 걷고 싶은 사람이 있습니다
웃는 모습
화난 모습
슬퍼하는 모습
모든 모습 하나하나
한없이 사랑스럽던 사람이 있습니다
생각해 보면
그 사람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지금이
더 보고 싶고 같이 있고 싶은 그 사람이
지금 내 마음속에 있습니다
마음으로만 그리워하고 있습니다
마음으로만
<솟대평론> 14호(2024년 5월)에서
그대가 나의 봄인가 보다
한승완
사람들은 봄이 오면 설렌다는데
나는 그대만 보면 설렌다
그대가 나의 봄인가 보다
사람들이 여름이 와서 덥다는데
나는 그대만 보면 얼굴이 붉어진다
그대가 나의 태양인가 보다
사람들이 가을이 와서 단풍이 아름답다는데
나는 그대 외에는 아름다운 것이 없다
그대가 나의 전부인가 보다
사람들이 겨울이 와서 춥다는데
나는 그대만 보면 마음이 언다
내가 그대를 얼마나 뜨겁게 사랑하는지 모르고
외롭다고만 하는 그대 때문이다
<솟대평론> 14호(2024년 5월)에서
당신은 나의 기쁨입니다
설미희
당신은 나의 기쁨입니다
어디를 가든
어떠한 일을 하든
항상 가슴에서 함께합니다
당신은 나의 기쁨입니다
어둠이 물러가는 새벽
이슬 타고 내려와
여린 잎 적시며 영롱한 빛으로
미래를 꿈꾸게 합니다
당신은 나의 기쁨입니다
아무리 힘든 고난이 닥쳐도
당신만 생각하면 이겨 낼 수 있는
희망이 생깁니다
당신은 나만의 꽃
곱게 피어 환하게 미소 짓게 합니다
<솟대평론> 14호(2024년 5월)에서
바람
서정슬
바람이 그네를 타고 있어요
창가에 달아 놓은 파란 발에서
바람이 줄넘기를 하고 있어요
내 키도 닿지 않는 빨랫줄에서
바람이 물놀이를 하고 있어요
나뭇잎을 연못에다 동동 띄우고
바람이 숨바꼭질하고 있어요
꽃나무와 잎 사이로 뛰어다니며
바람도 나처럼 심심한가 봐
여기저기 장난치며 돌아다녀요
<솟대평론> 13호(2023년 10월)에서
고사리
허상욱
내가 손바닥만한 죄에 사무쳐
낯을 들 수가 없어서
보다 더 습한 곳에
내 스스로 엎드려 기도하노니
사랑조차 구하지 않으며
심지어는 내 목을 꺾는 이를 미워하지 않기 위하여
더 그늘진 곳에 고개 숙여
이슬처럼 눈물을 또 흘리노니
행여 누가 내 빛을 가리더라도
내가 먼저 용서하며
죽을 때까지
더 깊이 웅크려 살게 하소서
<솟대평론> 13호(2023년 10월)에서
간지러운 날개
김시내
좋아서
꾸준하게 해 나갔던 것들이
이름 옆에
아름다운 날개를 달아 준다
괄호 안에 날개가
평행선(=)의 활주로가 될 수 있도록
빠른 두 걸음보다
믿음직한 한 걸음들이 다져져
먼 길을 간다
<솟대평론> 13호(2023년 10월)에서
이슬
박규열
우리 집은 둥근 대문집이에요
대문 안에는 하늘도 있고
구름도 있고
마당에는 꽃도 피지요
잠시만요,
대문이 흔들리네요
햇살이 오면 이사 가려고
바람을 불렀거든요
바다가 있는 섬으로 가려고요
보고 싶으시면
바닷가 우리 집에 놀러 오세요
<솟대평론> 13호(2023년 10월)에서
소나기
오미광
여름엔 햇살도 휴가를 간다
하늘은 대량으로 먹구름을 가동하고
쏵쏵 쏘는 화살처럼 복사된 빗줄기
세상에 쌓인 먼지를 닦는다
톡톡 칙칙,
드럼을 치며 창문을 통과한
빗방울
가로수에 투명 매니큐어 발라 놓고
우산도 없이 바삐 지나가는데
빗물 흥건한 마음 잠시 내려놓고
젖은 옷을 말리듯
방전된 기분을 충전한다
잠시 매미의 목쉰 노동도 쉬어 갈까
<솟대평론> 13호(2023년 10월)에서
나는 본능처럼 시를 쓴다
정상석
나는 본능처럼 시를 쓴다
특히 마음이 아플 때와
슬플 때는
외로움에 빠져 시를 쓴다
내가 아침에 일어나서
하루를 보내고
서산으로
마지막 저녁 햇살
넘어가는 순간까지
나는 노래하듯 시를 쓴다
나는 습관처럼 시를 쓴다
특히 가슴이 무너져 내려
더 이상 견딜 수 없는
통증이 느껴질 때 시를 쓴다
<솟대평론> 13호(2023년 10월)에서
세상은 모두가 희망
최유진
세상 모든 게 희망이야
힘이 들고
슬플 때도 있지만
내가 가진 장애가
슬픔이 아닌
행복이 되고 웃음이 될 수 있게 하고 싶어
모두와 희망을 말하며 살고 싶어
가끔은 내 모습이 싫고
답답할 때도 있지만
웃음으로 이기고
긍정으로 이기며
모두와 더불어 살고 싶어
<솟대평론> 12호(2023년 5월)에서
사월의 꽃
김종선
피지 못하고 떠나간 꽃들이
사월을 가시로 절규하며
하얀 꽃으로
소복을 입은 네가
울타리를 넘어 들어올 때
이름도 없이
젊은것들이
떠나간 사월
불같은 혼들이 뒤를 돌아보다
차마 발길 옮기지 못하고
뻐꾸기 울대에 내려앉아 우는 정오
광교산 오르는 길에
늦은 걸음으로 걸어가는 봄비
가슴속으로 파고드는
사월의 봄비는
내 눈가에 이슬꽃으로 핀다
<솟대평론> 12호(2023년 5월)에서
http://www.able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21416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