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7-05

우창수의 VR사랑

ID:블루하이드

 

글_우창수, 그림_연두

 

 

 

HIDE


기획의도

누구에게나 현실은 항상 고통스럽다. 
이러한 현실과 삶의 고통을 잠시나마 잊고자 인간은 환상에 빠지고는 한다.
그러나 환상에 집착하면 할수록 현실과의 괴리감은 커지기 마련이고, 자아는 점점 붕괴되어 사라진다.
환상에 빠져 자아가 붕괴되어 버린 한 인간의 비극을 그려보았다.


등장인물 

한지길: 26세, 화상을 입어 기형인 장애인 
안재형: 26세, 지길의 고교 동창  
그 외 다수  


줄거리

친구 지길이 자살하자, 재형은 지길의 장레식에 참석하고 돌아온다.
돌아와 컴퓨터를 켜자, 죽은 지길로부터 전자우편이 도착해 있고, 지길은 그 편지를 통해 자신이 왜 죽었는지 밝히고 있다.

화상으로 기형이 된 지길은 컴퓨터가 유일한 낙이다. 어느날 통신을 통해 진선이라는 여자를 만나게 되어 서로 성적 환상을 추구하게 된다. 그러다가, 만나자는 진선의 제의에 엉겁결에 응하고, 약속장소에 갔으나, 자신의 흉한 모습에 진선이 놀랄까 두려워 도로 나온다. 진선에게 그 사실을 고백한 지길은 진선으로부터 위로를 받게 된다. 그러나 진선은 며칠 뒤 아이디를 해지하게 되고, 여러 사람들을 수소문한 끝에 진선이 중학교 남학생이었다는 것을 알고 허탈해 한다.

사이버 세계에서는 자신의 흉한 외모가 작용하지 않는다는 것을 안 지길은 블루하이드란 아이디로 여러 사람들과 성적인 환상의 관계를 갖는다. 사이버 세계에서의 그는 매력적인 남자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길은 진정한 관계를 원하기에 자신의 흉함을 드러내나, 그걸 안 사람들은 지길을 떠난다. 그런 관계가 반복되면서 지길은 깊은 허무에 빠지게 되고, 더욱더 사이버 관계에 집착하게 된다.

현실 속에서 진정한 관계를 갈망하던 지길은 결국 창녀촌으로 가는데, 기대했던 창녀들도 지길을 거부하고, 문전박대한다. 순나 라는 기형 창녀를 만난 지길은 도망가게 되고, 자기도 같은 짓을 했다는 자기 혐오감에 심한 구역질을 한다.

결국, 자신의 실존이 있는 건 허무한 사이버 세계 뿐이라는 걸 깨달은 지길은 현실세계의 실존을 찾기 위해 재형에게 편지를 쓰고, 마지막 통신을 하며, 자살한다.

 

 

1. 가상의 공간

홀에 사람 형태의 덩어리들(거의 남여의 형태는 구분이 가능하나 식별이 불가능한 것도 있다.

그리고 각각의 덩어리 앞에는 숫자 혹은 문자로 쓰인 기호가 적혀 있다)이 우글우글 모여있고, 양 옆으로 방이 쭉 이어져 있다.

남자 형태의 덩어리 live45가 홀을 지나면서, 방들을 지나가고 있다.

문이 닫힌 방도 있고, 열려서 안이 훤히 보이는 방도 있다. 

각각의 방에는 여러가지 제목이 걸려 있고, (몇몇 방에는 제목이 없는 것도 있다) 그 제목들을 죽 지나가다 보면  ‘야한 여성은 노크하세요’ 라는 제목이 걸려 있고, 문이 닫혀 있다.

live45가 그 앞에서 머뭇거리다가 노크를 하면, 그 안의 덩어리가 문 구멍을 통해 확인을 한다.

live45: (여자소리) 아이디 

live45이 말을 하자 남자형태의 덩어리가 여자형태로 바뀐다.

방안의 BLUEHIDE (지길의 ID. 이하 지길)가 문을 열어준다. 

live45가 들어가고, 문이 닫히면, 제목이 ‘허무를 위하여!’ 로 바뀐다.

 


2. 가상의 방 안

약간 붉은 빛이 감도는 방안에 BLUEHIDE와 live45가 자유롭게 부유하고 있다.


 
live45: (주위를 둘러며며)  분위기가 좀 그렇네요.

지길: 이런 분위기 싫어요?

live45: 아뇨, 상관 없어요. 성함이?

지길: 한지길. 거긴?

live45: 지길? 특이한 이름이네요?

지길: 그래서 별명이 지킬박사죠.

live45: 네, 전 소연이에요. 최소연. 

지길: 나이가? 전 26살.

live45: 우와, 아저씨당! 전 18살.

 

live45의 형태가 교복입은 가냘픈 단발머리 소녀로 변한다.

 

지길: 키는?

live45: 좀 큰편이에요. 173.

live45 형태의 키가 커진다.

지길; 몸매는?

live45: 36 -23 - 35.  죽여주죠? 친구들이 전부 슈퍼모델 나가보래요. 히히! 

 

live45의 형태가 가냘픈 데서 풍만하게 그려지고, 머리도 길게 바뀐다.

 

지길: (말이 점점 느려지며) 같이 데리고 놀만 하겠구나. 후후!

live45: 그야 아찌가 어떤 사람이냐에 따라 달라지겠지.

지길: 넌 내가 어떤 사람이면 (늘어지며) 좋...겠...니? 

live45: 근데, 아찌 초보야? 꽤 느리네? 아찌가 어떤사람이면 좋겠냐면 말야. 우선 키는 175이상이고, 귀여운 타입에 돈많고, 능력 좋고.....

 

BLUEHIDE의 형태가 live45가 말하는 데로 바뀌다가 갑자기 분해되어 사라진다.  

 


3. 지길의 방(밤)

피가 튄 모니터에 다음과 같은 글씨가 보인다.

 

live45: 그야 아찌가 어떤 사람이냐에 따라 달라지겠지.


BLUEHIDE: 넌 내가 어떤 사람이면 좋겠니? 


live45: 근데, 아찌 초보야? 꽤 느리네? 아찌가 어떤사람이면 좋겠냐면 말야. 우선 키는 175이상이고, 귀여운 타입에 돈많고, 능력 좋고.....

live45: 아찌, 내말 들어?
live45: 아찌!
live45: 아찌!
live45: 아찌!
live45: 아찌!!!!!!!!!!!!!!!!!!!!

 

화면이 밑으로 내려오면, 피가 튄 모니터 아래로 화상으로 인하여 흉하게 일그러진 지길의 얼굴과 피투성이 키보드와  그 위에 피가 흐르는 칼로 그은 손목이 보인다. 
손은 화상으로 인해 기형이다.

 


4. 영안실

지길의 영정.
오열하는 지길의 가족들과 묵묵히 서있는 재형.

 


5. 강가 

황혼이 강물에 비쳐 강물이 붉은색으로 보인다.
지길모, 옆에 앉아 강물을 멍하니 보고 있고. 재형, 지길의 뼛가루를 강물에 뿌리고 있다.
연기처럼 흩어지는 뼛가루.

 


6. 재형의 방(밤)

어둠속에 피어나는 담배 연기를 따라 내려가면, 반쯤 탄 담배재가 떨어지고, 담배를 잡고 있는 손과 팔을 따라 올라가면 재형, 안락의자에 기대어 뭔가를 골똘히 생각한다.
담배에 손을 데었는지 놀라서 담배를 끄고, 태연히 손을 보고는 일어나 머리를 긁적거리며 컴퓨터 앞에 가서 컴퓨터를 켠다.
모니터에  여러 가지 그림아이콘이 떠오른다. 
전화그림 아이콘에 마우스로 클릭하는 재형.
모니터 화면이 바뀌면서 기계음이 나고, 대화상자가 크게 열린다.
대화상자에는 ‘온라인 편지 한 통이 도착했습니다. 보시겠습니까?’가 보인다.

 

재형: (갸우뚱거리며) 보낼 사람이 없는데...  

 

마우스를 움직여 ‘예’ 를 클릭하는 재형.
모니터 화면이 바뀌면서 나오는 글씨.

 

재형: (놀라며) 지길이가 어떻게?

 

모니터 상에 보이는 지길(BLUEHIDE)의 편지 위로 지길의 내레이션이 흐른다.

 

지길(N): 재형아, 너무 놀라지마. 이건 예약편지니까... 후후..  아마 네가 이 글을 볼때 쯤이면, 난 이미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겠지. 그러나, 또 하나의 나인 하이드는 사이버 세계 안에서 몇일 더 존재하게 될 거야. 그동안 있었던 모든 일을 너에게 얘기하기 위해서지. 너만은 하이드의 방문을 꺼려하지 않으리라 믿는다. 자, 그럼, 오늘은 나 때문에 고생했을 테니까, 푹 쉬어라. 아, 그리고, 프린터는 켜놓고 있는 게 좋을 거야. 하이드는 언제 나타났다 사라질지 모르거든. 1993년 4월 1일 너의 벗, 지킬박사가...

재형: 벗이라구? 끝까지 사람 농락하는군.  

 

허탈하게 웃으며, 양손으로 얼굴을 문지르는 재형.

 


7. 빛의 공간(재형의 꿈)

교복 차림의 재형과 지길, 서로 웃으며 뛰어가고 있다.
갑자기 재형의 발이 안 떨어진다.
갑자기 주위가 푸른 빛으로 변하면서, 거대한 모니터가 앞에 떠오른다.
그 안으로 계속 뛰어가는 지길.
안타깝게 소리치는 재형.
지길이 모니터 안으로 완전히 들어가서 사라지자 모니터가 팟 꺼진다.

 


8. 재형의 방

켜져있는 모니터.
프린터가 인쇄되는 소리와 함께 침대에서 자던 재형의 눈이 번쩍 떠진다.
급하게 컴퓨터로 가서, 인쇄되고 있는 프린터를 보는 재형.
인쇄되어 나오는 종이를 나꿔채어 보는 재형 위로 흐르는 지길의 내레이션.

 

지길(N): 좋은 아침! 언제나 아침은 새로운 거지. 후후... 자, 그럼 슬슬 얘기를 시작해볼까? 네 목이 학처럼 길어지면 안 되니까....  내가 게임메니아라는 것은 너두 잘 알 거야.  

 

 

9. 지길의 방

지길의 내레이션이 이어진다.

 

지길(N): 게임이 하드의 대부분을 차지하니까 말야. 그 많은 게임을 다 어디서 구했는 줄 아니? 바로 통신망의 공개 자료실이지. 그날도 좋은 게임이 없나 하고,  공개자료실을 기웃거리고 있었어.
문제는 거기서 시작되었지.

모니터에 여러 가지 공개자료 게임 목록이 보인다.  지길, 컴퓨터를 두들기며, 모니터를 보고 있다.

 

지길: 이거 있고, 있고, 있고, 있고, 어? 이건 뭐지? 미녀와 야수? 어디 볼까?

 

엔터키를 누르는 기형의 손.
모니터가 바뀌면서, 미녀와 야수에 관한 설명이 나타난다.

 

지길:  어디 보자, 미녀의 키스를 받아야 왕자가 되는 야수. 그러나, 마법사와 괴물이 방해를 하는데....  과연 야수는 미녀의 키스를 얻을 수 있을 것인가?  음, 맘에 드는데.....?  나도 야수의 왕자가 될 수 있다.... 이거지. 좋아! 다운!

 

모니터에 DOWN 글자가 쓰여진다.
지길, 엔터를 누르려고 손을 드는데, 삐소리가 난다.

 

지길: 뭐야? 이건?

 

지길, 모니터를 보면, 모니터에 'GENDO 회원님께서 조용한 대화실 4번 방에서 귀하를 초대합니다. 비밀번호는 666입니다.‘ 라는 메시지가 보인다.

 

지길: 누군데 날 부르지?

 

지길, 키보드를 두들기고, 엔터를 치면 모니터화면이 바뀐다.
지길, 키보드를 치면, 지길의 소리가 들린다.
GENDO의 목소리는 중성의 목소리가 난다. 

 

지길: 절 불렀나요?
GENDO: 네.
지길: 왜요? 절 아시나요?
GENDO: 아뇨. 그냥, 전체사용자 목록에서 제일 위에 나오더라구요.
지길: 네? (픽 웃는다.)
GENDO: 전 진선이에요. 조진선.

 

GENDO의 목소리가 여성으로 바뀐다.(이하 진선)

 

지길: 전 한지길,  근데, 무슨 얘길 하죠?  대화는 잘 안 하는 편이라...
진선: 아하, 채팅초보시구나.
지길: 채팅?
진선: 여기서는 대화를 채팅이라 그래요. 
지길: 네, 그렇군요. 느려도 이해해 주셔요. 
진선: 저도 좀 느린 편이니까 신경쓰지 마세요.
지길: 그렇담 감사하구요. 근데 어떤 주제로 대화를 해야 진선님이 좋아할런지....  
진선: 아무 얘기나 해요.
지길: 음... 성 어때요?
진선: 성이요? 그거 괜찮죠.

 

열심히 키보드를 치는 지길의 모습 위로 흐르는 지길의 내레이션.

 

지길(N):  그때, 성을 이야기하자고 한 건 그녀가 귀찮았기 때문이였어. 당시 내 머릿속에는 미녀와  야수를 빨리 다운받아 한판할 생각뿐이었거든, 너도 알잖아? 내가 미녀와 야수를 얼마나 좋아하는지....여자라 성을 이야기하면, 질겁하고 도망쳐 버릴 줄 알았거든. 근데, 아이러니컬하게도 그녀에게 꺼리를 제공하게 된 셈이었지. 그 후로 나는 그녀와 거의 매일 만나 채팅을 했지....

 


10. 몽타쥬

이어지는 지길의 내레이션.
컴퓨터 앞에서 키보드를 치는 지길의 여러 가지 모습과 가상의 방 안에서 서로를 애무하는 남자형태와 여자형태가 교차되어 보인다..  

 

지길(N): 늘 그런 건 아니였지만, 우린 주로 성에 관한 얘기를 했어. 처음엔 학문적으로 얘기했지만, 나중에 가서는 자극을 위해 얘기했지. 그녀는 늘 날 흥분시켜줬어. 어쩌면 내게도 마법을 풀어줄 미녀가 생길지도 모른다는 희망과 함께.....참, 이상한 일이야. 아무것도 보이지도, 들리지도, 느끼지도 못하는 그저, 글자뿐인 모니터인데 말야...  그러던 어느날

 

11. 지길의 방(밤)

컴컴한 방 안 모니터의 푸른빛이 기괴하게 느껴진다. 지길, 그 앞에 앉아 키보드를 두들긴다.

 

진선: 오빠, 피곤하지 않아?
지길: 왜? 피곤하니? 
진선: 응, 조금.
지길: 그래? 그럼, 그만할까?
진선: 피, 오빠는 바보같아. 여자를 좀 이끌 줄도 알아야지?
지길: 후후... 
진선: 웃기는?  오빠, 그러지 말고, 우리 만날까?
지길: (당황한 듯) 만나? 언제?
진선: 내일이라도 보지 뭐. 왜? 싫어?
지길: 아, 아니...
진선: 좋아, 그럼 내일 3시.

 

이어지는 진선의 목소리. 

 


12. 거리 

진선: 화양 사거리에 가면, 보잉747이라는 까페가 있거든. 건물에 비행기 장식이 붙어 있으니까 찾기는 쉬울 거야. 거기서 보자구. 난 하얀 티에 청바지 입고 갈 테니... 

모자를 푹 눌러쓰고, 더운 여름인데 점퍼를 입고, 다리를 심하게 끌면서 걷는 지길.

위를 둘러보면, 비행기 장식이 보인다. 

 

 

13. 까페 안

들어서는 지길.
종업원이 안내를 한다.
자리에 앉는 지길.
메뉴판을 놓고 가는 종업원.
돌아서 가는 종업원의 얼굴이 불쾌한 표정으로 바뀐다.
장갑 낀 기형의 손을 들어 시계를 보는 지길.
2시 30분 경이다.

 


14. 동장소 시간 경과

2시 55분경을 가리키는 시계.
초조하게 음료를 먹다가 흘리는 지길.
장갑 낀 손으로 입을 닦는 지길.
얼룩이 묻는 하얀 장갑.
손을 보던 지길, 고개를 들어 출입문 쪽을 바라보면, 하얀 티에 청바지를 입은 여자1이 자리를 두리번 거리고 있다.
여자1의 모습이 풋풋하게 느껴진다.
자리에 가서 혼자 앉아 시계를 보는 여자1.
그걸 바라보는 지길의 모습이 상기 되기 시작한다.
심호흡을 하고, 일어서서 걸어가는 지길.
심하게 절름거리는 지길의 발.
종업원, 여자1에게 체리쥬스를 가져다준다.
빨간 쥬스잔에 비친 지길의 모습이 기괴하게 다가온다.
여자1이 지길을 느끼고 바라보면, 지길, 아무렇지도 않은 듯 지나간다.
지길을 보던 여자1, 빨대를 들어내 쥬스를 마시고 내려놓는다.
반쯤 남은 쥬스잔에 지길이 문을 나가는 모습이 비친다.

 


15. 지길의 방(밤)
컴컴한 방 안 모니터의 푸른빛이 채워져 있다.
지길의 손가락이 키보드 위에서 천천히 움직인다.  


진선: 오빠, 왜 안왔어? 얼마나 기다렸는지 알아?
지길: 응.... 미안. 그게 말야... 음...
진선: 뭐? 아이, 답답해. 할 말 있으면 시원하게 해.  뜸들이지 말고...
지길: 진선아, 저... 음... 어제 사실... 가긴 갔었어...
진선: 근데, 왜?  못 찾았어?
지길: 아니... 그게 아니라. 음.. 진선아,.. 저기, 저기, 말야.
진선: 뭐, 말을 해야 알지.
지길: 만나기 전에 해야 할 말을 못했어. 그래서, 네가 놀랄까 봐....
진선: 놀라? 내가 왜?
지길: 사실은... 말야.. 난...

키보드를 두들기는 지길의 뺨에 눈물이 흐르기 시작한다.
그 위로 지길의 내레이션이 흐른다.

 

지길(N): 그날, 난 그녀에게 모든 걸 얘기했어. 어릴 적의 화재와 심한 화상, 그리고, 현재 몸상태, 그녀는 처음엔 놀라는 듯 했어. 그리고, 이내 모든 걸 이해했지. 그리고 날 위로해줬어.

 


16. 동장소(시간 경과)

키보드를 두들기며, 눈물을 철철 흘리는 지길.

 

진선: 걱정마 오빠. 난 그런 거 안 따지고, 오빠 만날 수 있어. 오빠도 날 떳떳하게 대해줘.
지길: 고맙구나.
진선: 그리고, 나.. 오빠... 사랑해.....

 

모니터를 바라보는 지길.
글자가 가득한 모니터가 점점 가까이 보이더니, 모니터에서 강한 빛이 폭사된다.

 


17 초원(지길의 상상)

빛이 너무 밝은 가운데, 지길과 여자1이 즐겁게 산책하고 있다.
어느 한순간 서로를 바라보는 지길과 여자1.
얼굴의 흉한 화상 부위를 손으로 어루만지고 미소지으며 지길을 바라보는 여자1.
지길, 미소지며 키스하기 위해 여자1의 얼굴을 가볍게 당겨온다.
눈을 감고, 입술을 오므리는 여자1.
갑자기 ‘삐!’하는 기계음이 들려온다.

 


18. 지길의 방

허둥거리며, 키보드를 두드리는 지길.

 

지길: (키보드를 치며) 아냐, 이럴 리 없어. 진선이가 아무 연락도 없이... 

 

카메라, 지길을 지나 모니터를 보여주면, 모니터에는 ‘GENDO 회원은 7월 27일자로 서비스 이용을 해지하셨습니다.’ 라는 글귀가 몇줄 보이고, 다시 ‘삐!’ 하는 기계음과 함께 또하나의 같은 문구가 생긴다.

 


19 동장소(시간 경과)

전화하고 있는 지길.

 

지길: 저... 친하게 지낸 친구라서 그래요... 제발요... 이봐요. 규칙도 중요하지만, 융통성이 있어야지요... 제가 장난전화 하는 것도 아니고, 나쁜 짓 하려는 것도 아닌데... (힘없이) 네, 감사합니다. (전화기를 내려놓으며) 규칙이라 어쩔 수 없다고...?

 

멍하니 생각하는 지길의 얼굴 위로 흐르는 내레이션.

 

지길(N): 나는 그렇게 쉽게 그녀를 포기할 수가 없었어. 그래서 통신망에서 그녀를 아는 사람을 찾기 시작했지.

 


20. 지길의 방 

모니터가 푸르게 빛을 내고, 그 앞에 지길이 팔짱을 낀 채, 가만히 모니터를 보고 있다.
이어지는 지길의 내레이션.

 

지길(N): 방법은 간단하지. 그녀를 찾는다는 주제의 대화실 문을 오픈시켜 놓고, 기다리는 거야. 낚시하듯이 말야.

 

지길의 어깨너머로 보이는 모니터에는 아무런 글자가 없다가, 갑자기 ‘TERM7님이 들어오셨습니다!’ 라는 메시지가 떠오른다. 이에 맞춰 지길이 키보드를 치기 시작한다.
TERM7의 중성적인 목소리가 들린다.

 

TERM7: 안녕하세요. 
지길: 어서오세요.
TERM7: GENDO를 왜 찾죠?
지길: 그 아이디를 아십니까?
TERM7: 아뇨. 어제부터 같은 주제를 걸어 놨길래, 도대체 누구길래 저렇게 찾나 궁금해서요.
지길: 네, 친한 통신 친구인데, 연락처도 안 가르쳐주고, 아이디를 해지해서요.
TERM7: 네, 그렇군요. 그럼 수고하세요. 
지길: 네, 안녕히 가세요.

 


21. 동장소(밤)

모니터 푸른 빛만이 기괴하게 방 안을 비추고 있고, 지길이 그 앞에 엎드려 모니터를 보고 있다.  그 위로 이어지는 지길의 내레이션.

 

지길(N): 그러기를 한 일주일. 나는 드디어 그 아이디를 아는 사람을 만났지. 그런데, 그 사람으로부터 얻은 것은 ....

 

모니터에 뭐가 나타난 듯, 자세를 바로 잡고 키보드를 치기 시작하는 지길.

 

지길: 어서 오세요.
VV777: 정말 끈질기시군요. 벌써 일주일이나 같은 주제를 걸고 계시다니요.
지길: 저한텐 절실하다구요.
VV777: 도대체 건우를 왜 찾는 거에요?
지길: 건우요?
VV777: 도건우 찾는 거 아녀요? 아이디 GENDO?
지길: 네, 맞아요. 하지만, 아이디 주인은 도진선으로 되어 있던데......
VV777: 도진선? 아하, 건우가 또 장난첬구나.
지길: 장난이요?
VV777: 쯧쯧, 아무리 철없는 중학생이라지만, 재작년에 죽은 누나 아이디 가지고 장난을 치다니...

 

키보드 위에서 음직이던 손이 갑자기 멈춘다.
멍한 표정의 지길, 갑자기 큰소리로 웃기 시작한다.
모니터에는 ‘VV777; 이봐요. 괜찮아요?’ 라는 글자가 연속으로 나오고 있다.
갑자기 웃음을 뚝 멈춘 지길, 컴퓨터를 끈다.
모니터가 꺼지면서 화면이 암전된다.

 


22. 캠퍼스 잔디밭

공놀이 하는 학생들.
거기서 떨어진 벤치에 재형이 앉아 프린터용지를 보고 있다.
이어지는 지길의 내레이션.

 

지길(N): 글쎄, 난 아직도 그녀가 중학생의 그리움에 의해 창조된 것이라고 믿고싶지는 않아. 그녀처럼 나에게 인간적으로 대해준 사람은 거의 없거든. 늘 따스한 느낌을 받았으니까... 어쨌든 그  후로 그녀를 잊으려고 노력했어. 다른 관계를 만들려고 애를 썼던 거야.

 

다 읽은 듯, 하늘을 보고 일어나 담배를 꺼내무는 재형.
라이터를 꺼내 불을 피우려고 하는데, 공이 굴러 온다.
재형, 고개를 돌려보면 저쪽에서 공을 보내달라는 신호를 보내는 학생1.
재형, 공을 힘껏 찬다.
하늘로 높이 올라가는 공.

 


23. 재형의 방 

방 안은 노을빛에 오렌지색으로 물들어 있다.
문이 열리고, 재형이 힘없이 들어와 문에 기대 선다.
쓰러지듯 의자에 다가와 가방을 내려놓고 앉는 재형.
재형, 손으로 얼굴을 쓰다듬고, 가리고 있다가, 프린터가 작동되는 소리가 나자 돌아본다.
글씨가 보이게 인쇄가 되고 있는 프린터 위로 흐르는 지길의 내레이션.

 

지길(N): 안녕, 오랜만에 보는 황홀한 노을빛이구나. 방안이 온통 황금빛으로 물들어 있어서 마치 부자가 된 듯한 만족감에 사로잡혀 미소를 짓곤 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였지. 
재형: (프린터 용지를 힐끗 바라보고) 빌어먹을 녀석! 철저하긴 드럽게 철저하네.
지길(N): 허무! 허무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니? 니체는 허무때문에 죽었다 그러지만, 인식하기에 따라서는 허무도 일종의 쾌락이 될 수 있어. 내 경우가 그랬거든. 나에게 있어서 허무는 꿀보다 달콤했지. 진선이와 이별이 있은 후, 난 많은 여자를 그곳에서 만났어. 그곳의 나는 더 이상 실존의 흉측한 내가 아니였거든. 그곳의 나는 늘 우수에 젖은 눈동자를 가진 매력적인 인물이지. 이름은....

 

 

24. 지길의 방 (밤)
푸른 빛의 모니터에 ‘BLUEHIDE'라는 하얀 글자가 하나하나씩 찍혀 나온다.
그 앞에서 미소짓는 지길의 모습이 기괴하게 느껴진다.

 


25.  록카페

신나는 음악에 맞춰 광란적인 춤을 추는 사람들.
검은 가죽옷을 입은 30대 초의 여자2, 들어서서 뭔가를 찾는 듯, 이리저리 둘러보다 푸른 모자를 눌러 쓰고 청재킷을 입은 남자의 뒷모습에 시선이 멎는다.
싱긋 웃고 다가가는 여자2.

 

여자2: (다가가서) 저... 블루하이드?
지길: (돌아보지 않은 채) 블랙로즈요?
여자2: (앞으로 가서 앉으며) 오늘 밤, 황홀하게 해줄 자신 있지?
지길: 물론이죠. 이 손으로 만지면 더욱 황홀할 거에요.

 

장갑을 벗고, 기형의 손을 보여주는 지길.

 

여자2: (놀라며) 손이 왜 그래? 
지길: 불에 조금 굽혔죠. 후후후.... 
여자2: (상을 찌푸리며) 온몸이 다그래?
지길: 왜? 생각이 바꼈어요? 물론이죠.
여자2: (슬금슬슴 일어나며) 나, 가야겠어. 이건 얘기가 틀려.
지길: 안 했을 뿐 틀린 건 아니죠. 가시게요? 이런, 가시기 전에 얼굴이나 보셔야죠.

 

모자를 벗자, 기괴하게 드러나는 지길의 얼굴.
기겁해서 달아나는 여자2.
큰소리로 웃기 시작하는 지길.
웃고 나서 천천히 술을 마시는 지길.
마시고 나서 모자를 다시 눌러 쓰고 일어서서 나가는 지길.

 


26.  좁은 골목길 (밤)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골목.
쓰레기통 속을 뒤지는 한 마리 지저분한 개.
그 옆으로 다리를 절며 지나가는 지길.
그 위로 흐르는 지길의 내레이션.

 

지길(N): 직접 만나는 경우는 극히 드믈어. 아주 강한 허무를 느끼고 싶을 때, 직접 만나거든. 그러나, 즐기는 허무는 온라인 상에서 얻는 것만으로 충분하지. 마치 게임처럼.....

 


27. 지길의 방

지길, 키보드를 두들기고 있다.

 

지길: 그럼, 얘기 다 끝났지요, 샤론님?
샤론: 네, 오늘 밤이 기대되네요. 절 만족시켜주셔야 해요.
지길: 물론이죠. 그럼 지금 갤러리로 나갑니다. 아참, 근데, 외모 따져요?
샤론: 아뇨. 별로..... 힘만 좋으면 되죠.
지길: 그건 걱정마세요. 후후. 자신있으니까...
샤론: 그래요? 오늘 밤에 날 죽여줘요. 알았죠?
지길: 근데요. 하나 알아둘 게 있어요.
샤론: 뭔데요?
지길: 사실 전 평범한 사람이 아닙니다.
샤론: 네? 무슨 소리죠?
지길: 화상으로 온몸이 흉터투성이죠. 얼굴도 흉측하고....
샤론: 거짓말.
지길: 진짜에요. 내가 뭐 꿀린다고 그런 거짓말을 하겠어요? 그래도 생각있어요?
샤론: 죄송하네요. 전 평범한 사람을 원해요. 
지길: 힘만 좋으면 된다면서요.
샤론: 미안합니다. 그럼 이만....

 

 

모니터에 떠오른 ‘샤론(XESTSEB)님이 퇴실하셨습니다.’
미친 듯, 웃기 시작하는 지길. 
그 위로 흐르는 지길의 내레이션.

 

지길(N): 사실 이 정도는 예의바른 편에 속하지. 대부분은 거의....

 


28. 가상의 방 안

약간 붉은 빛이 감도는 방 안에 몸에 ‘BLUEHIDE’(지길)가 적힌 날렵하게 생긴 남자 형태의 덩어리와 ‘EXLOVE'라고 쓰인 여자 형태의 덩어리가 자유롭게 부유하고 있다.

 

EXLOVE: 그럼, 이따 봐요. 안녕!
지길: 잠깐만요. 저, 사실.......

BLUEHIDE의 덩어리가 갑자기 흉측하게 바뀐다.

지길: 저, 사실, 이래요. 그래도 만날 생각이.......

 

EXLOVE의 몸이 갑자기 가루로 분해되어 사라진다.
웃는, 흉측한 'BLUEHIDE' 덩어리의 얼굴.

 

지길: (웃으며) 인사라도 하고 가지.  

 

‘BLUEHIDE'의 덩어리가 갑자기 웃음을 멈추자, 흉측한 모습이 다시 날렵하게 변한다.

 


29. 지길의 방(밤)

모니터 푸른 빛이 방 안에 가득 차고, 지길이 키보드를 치고 있다.
그 위로 흐르는 지길의 내레이션.

 

지길(N): 허무를 주는 존재는 여자보다 남자가 더 많지. 하기야, 그 세계에서 남자, 여자가 무슨 상관이겠어? 언어가 곧 존재인 세계인데... 담론의 창조라고 할까? 태초에 말씀이 있었나니, 빛이 있으라 하니, 빛이 있었다. 그런 거 말야. 후후, 실존, 곧 existence는 사이버 공간에는 없어. 있는 건 오직 언어지.

 


30. 가상의 방 안

앞의 지길 내레이션이 계속 이어진다.
날렵한 남자 형태의 ‘BLUEHIDE'와 늘씬한 글래머 여자 형태의 ’unicorn0'가 부유하고 있다.

 

지길: 그럼, 얘기가 다 끝났나요?
unicorn0: 네, 그런 거 같네요. 한 가지만 제외하면요.
지길: 뭐죠?
unicorn0: 사실은... 나, 남자야. 임마. 하하하! 

 

unicon0의 모습이 자신만만한 근육질 남자로 바뀐다.

 

지길: (조용히) 후후, 내가 그걸 몰랐다고 생각하나?
unicorn0: 당연하지. 속아놓고 발뺌하는 것 좀 봐.
지길: 난 알고 있었지만, 솔직히 그게 무슨 상관이지? 
unicorn0: 상관이 있지. 남자끼리 그짓할 것도 아니잖아?
지길: 물론이지. 뿐만아니라 여자하고도 난 안해.
unicorn0: (문을 열고 나가며) 뭐 저런 게 다 있어? 고자 같은 놈!

 

unicon0가 문을 열고 나가자 문이 사라진다.
팔짱을 낀 날렵한 ‘BLUEHIDE’의 남자형태, 눈에 우수가 가득 차고, 깊은 한숨을 내쉰다.
형태가 공간 이동 하듯 갑자기 사라진다. 

 


31.  가상의 공간

홀에 사람 형태의 덩어리들(거의 남여의 형태는 구분이 가능하나 식별이 불가능한 것도 있다. 그리고 각각의 덩어리 앞에는 숫자 혹은 문자로 쓰인 기호가 적혀 있다.) 이 우글우글 모여 있고, 양 옆으로 방이 쭉 이어져 있다.
날렵한 형태의 ‘BLUEHIDE’가 공간이동 하듯 갑자기 나타난다.
홀 양쪽의 방들을 죽 훑어보는 BLUEHIDE'.
문이 닫힌 방도 있고, 열려서 안이 훤히 보이는 방도 있다. 
각각의 방에는 여러가지 제목이 걸려 있고, (몇몇방에는 제목이 없는 것도 있다.) 그 제목들을 죽 훑어 보면, ‘오늘밤 나와 함께 뜨겁게 즐길 여성만 노크’라는 제목이 걸려 있고, 문이 닫혀 있다. 그 문 앞에 다가가서 상을 찌푸리고 바라보는 ‘BLUEHIDE'.
이어지는 지길의 내레이션.

 

지길(N): 나랑 같은 방법으로 관계를 갖는 사람들이 이 세계엔 많지. 하지만, 방법이 같을 뿐, 목적은 철저하게 반대야. 그들은 철저하게 쾌락을 위하여 그짓을 하지. 내가 추구하는 허무와는 차원이 다른, 아주 감각적이고, 말초적인 그런 쾌락을 말야. 물론, 수요가 있으니, 공급이 있겠지만 말야. 하긴 그것도 나름대로의 실존 방식이겠지... 힘없이 돌아서는 ‘BLUEHIDE’

 


32.  지길의 방

모니터에 흰글씨로 쭉 나타난 대화실의 목록. 지길이 키보드를 두들기자, 도스로 빠져나와서 검게 변하는 모니터. C프롬프트 상태에서 깜빡거리는 커서. 

 


33.  아파트 놀이터 (밤)

칠흑같은 밤하늘에 별이 몇 개 보인다.
모자를 눌러쓴 채, 그네에 올라 밤하늘을 바라보는 지길.
가만히 그네를 흔드는 지길.
밤하늘도 흔들려 보인다.
갑자기 그네에서 내려 다리를 끌며 어디론가 가는 지길.
흔들리는 빈 그네.

 


34. 거리 (밤)

가로등불이 희미한 거리.
취객이 신나게 노래를 부르며 지나간다.
아랑곳없이 다리를 절며, 거리를 걷는 지길.
그 위로 흐르는 지길의 내레이션.

 

지길(N): 허무가 점점 쌓여가면서 나도 모르게 밤거리를 배회하는 버릇이 생겼어. 참 고약한 버릇이야. 밤에는 내 추함이 가려지지만, 다른 사람의 추함은 잘 보이거든. 구석에서 키스와 짙은 애무를 하는 남녀, 흘깃 보고 묘하게 웃으며 지나가는 지길. 

 

지길(N): 그건, 나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그렇게 생각하나 보지? 후후... 어쨋든, 그렇게 배회하고 나서 다시 찾는 건...

 


35. 지길의 방 (밤)

어둠 속에서 문이 열리고, 지길이 들어온다.
모자를 벗어 내려놓고, 컴퓨터 앞에 앉는 지길.
컴퓨터를 켜는 것을 망설이는 지길. 
그 위에 흐르는 지길의 내레이션.

 

지길(N): 그렇지만, 항상 자연스러운 건 아냐. 나 역시 하이드의 존재를 의식하기 시작했거든. 그러나, 그것은 또다른 나라고 착각하고 있었던 거지. 하지만 착각은 착각일 뿐이었어. 

 

약간 망설이다 컴퓨터를 켜자, 윙 소리와 함께 모니터에 불이 들어온다.
지길이 키보드를 치자, 모니터에서 푸른 빛이 나온다.
모니터를 바라보는 지길.
그 위에 흐르는 지길의 내레이션.

 

지길(N): 그들은 언제나 그런 허무만을 주는 것은 아냐. 때론 동정도 하지. 그러나, 알고 보면, 그들 역시 허무를 주는 거야. 좀 더 고급화된 허무를....

 


36. 가상의 방 

흉측하게 변한 ‘BLUEHIDE’ 형태.
곁에는 여자 형태의 ‘MAMALADY’가 부유하고 있다.
놀라는 표정의 'MAMALADY' 

 

지길: 생각있어요?
MAMALADY: (표정이 담담해지며) 물론이죠. 전 사람 안 가려요.  다같은 사람인 걸요.
지길: 감사... 
MAMALADY: 그럼, 내일 봐요. 아니, 오늘이네. 오늘 봐요.

 

문을 열고 나가는 'MAMALADY' 형태.

 


37. 지길의 방 

방 안이 새벽빛에 밝아온다.
기지개를 켜며, 컴퓨터를 끄는 지길.
뒷골을 치며 침대로 가서, 벌렁 드러눕는 지길.
눈을 감고, 알 수 없는 기대감에 미소짓는 지길의 얼굴.

 


38. 레스토랑

모자를 눌러쓰고 자리에 앉아 음료수를 마시는 지길.
다가오는 여자3.

 

여자3: 블루하이드? 

 

웃으며 고개를 끄덕이는 지길.
여자3, 지길의 얼굴을 살펴보며 자리에 앉는다.

 

지길: (웃으며) 생각보단 흉하지 않지?
여자3: (미안한듯, 웃으며) 응. 볼만 한데.

 


39. 레스토랑 입구(밤)

레스토랑 출입문에서 나오는 지길과 여자3.

 

지길: 오늘, 고마워.
여자3: 뭘, 너도 사람이야.

 

지길, 여자3의 얼굴을 뜨겁게 바라보다가, 여자3의 손을 끌고 어디론가 간다.

 


40. 골목길(밤)

여자3의 손을 끌고 뛰어와서는 벽에 밀치는 지길.
여자3, 약간 두려운 표정이다.
지길, 여자3의 손을 끌어다가 자기 얼굴을 만지게 한다.
이어서 목, 가슴, 배, 벨트 아래까지 만지게 하는 지길.
벨트 아래에서 여자3의 손이 멈칫 저항한다.

 

지길: (애원하는 눈으로)  제발.... 제발....

 

쾌감을 느끼는 듯, 눈을 감고 여자3의 몸으로 무너져 내리는 지길.
지길도 여자3의 몸을 더듬기 시작한다. 
아무 미동도 없는 여자3.
지길, 자세를 바로잡고 여자3의 얼굴을 양손으로 받쳐든다.
지길, 키스를 하기 위해 얼굴을 들이민다.
다가오는 지길의 흉측한 얼굴.
고개를 돌리는 여자3.

 

여자3: (지길의 품을 빠져나가며) 미안해.

 

걸어가는 여자3.
허탈하게 웃으며, 벽에 기대 무너져내리는 지질.

 


41. 거리(밤)

다리를 심하게 절며, 걷는 지길과 나란히 걷는 여자3. 
여자3, 버스정류장 앞에 멈춰선다. 

 

여자3: 난 여기서 타야해. 넌 어디서 타니?
지길: 난 건너가서 타. 근데, 연락하려면 어떻게 해? 그 아이디 친구거라며....
여자3: 삐삐쳐. 적어줄게. 볼펜 없니?

 

지길, 안주머니에서 펜을 꺼내준다.

 

여자3: (펜을 열고) 종이는?

 

고개를 젓는 지길.
여자3이 주위를 두리번거리다가 할 수 없다는 듯 웃으며 핸드백을 열어 휴지를 꺼내 적어서 건네준다.

 

지길: (받고 뒤로 가며) 삐삐 칠게. 나 그렇게 나쁜놈 아냐.
여자3: (웃으며) 알아.

 

손을 흔드는 여자3.
뒤로 가며, 손을 흔들다가 돌아서 가다 환호성을 울리며 뛰어보는 지길. 

 


42. 몽타주

전화키를 누르는 지길의 기형인 손. 옆에 번호가 적힌 휴지가 보인다.
친구들과 걷다 삐삐를 받는 여자3.
전화기가 울려 전화를 받는 지길.
공중전화에서 전화하는 여자3의 표정이 무표정하다.
전화키를 누르는 지길.
까페에서 삐삐를 확인하는 여자3.
전화 앞에 있다가 전화기가 울리자 반갑게 받는 지길. 
까페 전화를 사용하는 여자3의 표정에 짜증이 가득하다.
기가 죽어 전화기를 내리는 지길.
남자와 벤치에 앉아있다 삐삐를 받는 여자3.
삐삐를 확인하고 아무렇지도 않게 다시 남자와 얘기하는 여자3.
전화기 앞에 턱을 괴고 엎드려 기다리는 지길.

 


43. 지길의 방

번호를 누르는 지길의 손.
뭔가를 들은 듯, 급하게 다시 걸어본다.
또 급하게 다시 걸어서 듣는다.
멍하니 수화기를 내리는 지길.
보이는 수화기에서 들려오는 메시지. ‘이 번호는 사용할 수 없는 번호입니다.’
그 위로 흐르는 지길의 내레이션.

 

지길(N): 사실 내가 원했던 건 어쩌면 허무가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자주 했지. 하지만 얻는 건 허무뿐이었고, 너무나 깊은 허무의 심연에 빠져서 그만 둘 수도 없었어. 후후, 방법이 잘못됐을까? 목적이 잘못됐을까? 글세... 모르겠어. 그러던 중 나는 어쩌면 이 지긋지긋한 허무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지. 그 방법은 채팅을 하면서 아주 자주 듣던 말이였어. 전화번호가 적힌 휴지에 눈물이 떨어져 퍼진다.

 


44. 가상의 방 

위 내레이션이 이어지는 가운데 흉측한 모습을 한 BLLEHIDE와 여자 형태의 cateyes가 부유하고 있다. 

 

cateyes: (문을 나가며) 차라리 창녀촌에나 가지 그래요?

 

cateyes가 나가자 문이 사라진다.

 


45. 지길의 밤(밤)

어둠 속에서 푸른 빛 모니터에 다음 하얀 글씨가 씌여 있는 것이 보인다.

 

cateyes: 차라리 창녀촌에나 가지 그래요?

 

그 밑으로 약간의 공백이 보이고, 다시 ‘cateyes님이 퇴실하셨습니다.’ 라는 메시지가 보인다.
모니터를 보고 있는 지길.

 


46. 재형의 방(밤)

안락의자에 앉아 프린터용지를 보고 있는 재형.
다 본듯 옆에 용지를 내려놓고 일어서서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간다. 

 


47. 부엌(밤)

불을 켜는 재형
찬장에서 컵을 꺼내고 냉장고에서 음료를 꺼내 따른 후, 도로 넣고 식탁에 앉아 음료를 한모금 마셔본다.
컵을 양손으로 감싸쥐고 골똘히 뭔가를 생각하다가 피식 웃어보는 재형.

 

재형: (피식 웃으며) 죽은 너나, 산 나나... 

 

음료를 마시고 컵을 내려놓는 재형.
빈 컵.

 


48. 재형의 밤(밤)

침대에서 깊이 잠들어 있는 재형.
어둠 속에서 방 안 여러 가지 가구와 컴퓨터가 보이고 프린터가 보인다. 
인쇄되고 있는 프린터.

 


49. 암흑(재형의 꿈)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암흑.
암흑 속에서 두리번거리는 재형.
갑자기 모니터 형태가 솟으면서 강한 빛이 나온다.
눈을 가리며 바라보는 재형.
문에서 사람의 그림자가 길게 늘어져서 나타난다.
그림자를 따라 올라가면서 지길의 모습이 괴기스럽게 다가온다.
반가워하는 재형, 다가가려고 하나 발이 움직이지 않는다.
다가와 재형을 바라보는 지길, 악수를 위해 기형인 손을 내민다.
재형도 손을 내민다.
손을 잡으려고 할 때 갑자기 빛이 푸른 빛으로 변한다.
놀라서 손을 거두고 빛을 바라보는 지길.
지길, 슬픈 표정으로 뒤로 물러나 모니터 앞에 선다.
손으로 얼굴을 훓어내리면 잘 생긴 얼굴이 되어서 미소짓는 지길.
놀라는 재형.
지길, 푸른 빛 속으로 들어가자 푸른 빛 모니터가 꺼지면서 사라진다.

 


50. 재형의 방

좀 어둠침침한 느낌의 방 안.
디지털시계가 7:59에서 8:00로 바뀌면서 라디오가 자동으로 켜져 신나는 음악이 흘러나온다.
재형, 잠이 깨 멍하니 있다가 꿈이 생각난 듯, 상을 찌푸리며 몸을 비틀다가 갑자기 생각난 듯 벌떡 일어나 프린터 앞으로 가서 용지를 들어본다.
글씨가 인쇄되어진 용지 위로 흐르는 지길의 내레이션.
 

지길(N): 안녕! 잘 잤니? 이달의 일기예보에는 오늘 아침 비가 온다 그랬는데, 비가 오는지 모르겠구나.

 

재형, 커튼을 걷고 창밖을 바라본다. 
창밖에 비가 내리고 있다.
재형, 할 수 없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저으며 싱긋 웃고, 돌아서서 책상에 기대서서 용지를 읽기 시작한다.
재형의 어깨 뒤 창밖에 비가 내리는 것이 보인다.

 


51. 거리

길바닥에 가랑비가 내리며 물이 고인다.
급하게 걷는 여러 사람들의 발들이 보이고 그중에 심하게 저는 지길의 발이 고인 물을 튀긴다.
가랑비를 맞으며 걷는 지길,
그 위로 흐르는 지길의 내레이션.

 

지길(N): 남들은 창녀라 그러면 뭘 생각하는지 모르겠지만, 나는 창녀와 성녀를 같은 개념으로 인식하고 있어. 영화나 소설같은 데 보면 창녀의 이미지가 거의 구원과 직결되어 있는 게 많거든. 나 또한 그런 걸 기대했지.

 

멈춰서서 만족스럽게 전방을 주시하는 지길.
눈 앞에 펼쳐진 홍등가의 전경.

 


52. 홍등가

상품처럼 진열되어 있는 창녀들.
전부 모델같이 늘씬한 팔등신 미녀들이다.
이리저리 둘러보다 하얀 옷을 입은 창녀1이 맘에 드는지 가게1 쪽으로 향하는 지길.

 


53. 가게1 앞

절름거리며, 다가오는 지길.
뚱한 표정으로 지길의 아래 위를 흩어보는 창녀1.

 

지길: 저..... 들어가도 되요?

 

창녀1, 옆의 창녀2를 돌아보며 어이없다는 듯 쓴웃음을 짓고는 저리 가라는 손짓을 한다.
옆의 가게2로 걸어가는 지길.

 


54. 가게2 앞

다가오는 지길.

 

지길: 저.....

 

말도 하기 전에 거부의 손짓을 하는 창녀3.

 

지길: 돈은 있어요. 그러니...

 

상을 찌푸리고 외면하며 손짓 하는 창녀3.
돌아서는 지길.

 


55. 몽타쥬

가게들을 전전하는 지길.
거부하는 손짓을 하는 창녀4.
노골적으로 상을 찌프리는 창녀5.
지친 표정의 지길.
때릴 듯한 기세로 밀치는 창녀6.
거부의 손짓을 하는 포주1.
외면하며 안으로 들어가는 창녀7.
비어 있는 가게3 앞에 절망하여 주저앉는 지길.
 

 

56. 가게3 앞

건너편 가게1의 창녀1이 지길의 눈치를 보며 다가와서 가게3의 안으로 들어가서 누군가를 불러낸다.
무식하게 생긴 남자 포주2가 뛰어나온다.

 

포주2: (주위를 둘러보며) 어떤 놈이야! 재수없게... 

 

창녀1은 슬금슬금 가게1로 간다.
포주2. 멍하게 앉아있는 지길에게 다가온다.

 

포주2: 이봐! 뭐야? 넌?
지길: (일어서며) 아뇨...  전 그냥...
포주2: 여기는 너같은 놈 상대해 줄 사람, 아무도 없어! 빨리 꺼져!

 

지길, 힘없이 걸어간다.

포주2: (안으로 들어가며) 안그래도 장사 안돼 죽겠구먼 초장부터 이상한 놈이 들어오고 지랄이야. 에이, 재수 없어!

 


57. 홍등가 길 

힘없이 고개를 떨구고 절름거리며 걷는 지길.
이때, 포주3이 다가온다.

 

포주3: 이봐 학생, 돈은 얼마 있어?
지길: 5만원 정도요...
포주3: 나쁜 년들. 몸팔아 먹는 주제에 가리기는. 나 따라와. 난 사람 안가리니....
지길: (따라가며) 고맙습니다. 근데, 왜 저를 안받죠?
포주3: 저년들은 깨끗한 사람들만 받아. 술 취한 사람도 안 받는다구... 쯔쯧, 처음 오나본데 몸만 그렇지 옷 같은 건 깨끗하구먼. 내, 순나한테 특별히 잘해주라 그럴게...   

 

 

58. 가게4 

골목 한쪽 구석의 허름한 가게4. 
포주3 들어가고, 지길 앞에서 머뭇거린다.

 

포주3: (다시 나오며) 아, 뭐해? 안 들어올 거야?
지길: 네? 네....

 

들어가는 지길.

 


59. 쪽방 앞

빨간 불이 희미한 쪽방.
포주3과 지길이 문 앞에 서 있다.

 

포주3: 여기 들어가서 기다려, 내, 불러 줄게. 
지길: 네.. 네.. (들어가려 한다)
포주3: 아, 잠깐만 학생. 선불이라는 거 모르나 보지?
지길: 그래요? (지갑을 꺼내며) 얼마죠?
포주3: 5만원만 줘.
지길: 여깄어요.(돈을 꺼내 건네준다)
포주3: (받아서 주머니에 넣으며) 그럼, 들어가서 기다려 (가며) 순나야! 손님왔다 준비해라!

 


60. 쪽방 안

안에 들어와 앉는 지길, 주위를 살펴본다.
빨간 전등과 지저분한 매트리스와 이불.
지길, 모자를 벗고 벽에 기대어 눈을 감는다.

 


61. 빛의 공간(지길의 상상)

지길, 눈을 감고 있다가 눈을 뜨면 아름다운 여인이 자신을 바라보며 미소짓고 있다.
지길, 여인의 얼굴을 양 손으로 잡는다.
미소짓는 여인의 맑은 눈동자.

 


62. 쪽방 안

인기척에 눈을 뜨는 지길.
순나가 몸을 돌려 문을 닫고 있다.
몸을 일으켜 바로 앉는 지길, 돌아서는 순나의 얼굴을 보고는 놀란다.
눈이 돌아가고 지능이 떨어지는 듯한 표정의 순나 얼굴.
멍청한 웃음을 흘리며 지길에게 다가와 지길의 상의를 볏겨내려 한다.

 

지길: (순나의 손을 밀쳐내며) 저리가! 저리 가란 말야!

 

지길, 순나를 떨쳐내고 일어서서 급하게 나간다.

 


63. 골목 (밤)

구석에서 토악질을 심하게 하는 지길.
그 위로 지길의 내레이션이 흐른다.

 

지길(N); 그것은 차라리 나 자신에 대한 역겨움이었어. 내가 늘 역겨움으로 대해왔던 모든 것이 내 속에 모두 있었다니... 후후후...

 

토악질을 끝내고 헉헉거리며 입을 닦는 지길의 얼굴.  멍한 표정이다.

 


64. 거리(밤)

다리를 절며, 미친 듯 웃으며 걷는 지길.
앞 장면에서 이어지는 지길의 내레이션.

 

지길(N): 이제는 선택을 해야 할 때거 온 것 같아. 지킬과 하이드의 존재 방식엔 엄청난 차이가 나버려서 돌이킬 수가 없거든. 이제 둘 다 소유하기엔 하이드가 너무 커버렸어.

 

65. 지길의 방(밤)

컴퓨터 앞에서 키보드를 치는 지길.
모니터 속에 ‘이제는 선택을 해야 할 때가 온 것 같아. 지킬과 하이드의 존재방식엔 엄청난 거리가 나버려서 돌이킬 수가 없거든. 이젠 둘 다 소유하기엔 하이드가 너무 커버렸어.’라는 글에 이어서 ‘ 문제는 과연 무엇이 실존이냐는 건데,’ 라는 문구가 계속 나온다.
그 위로 흐르는 지길의 내레이션.

 

지길(N): 문제는 과연, 무엇이 실존이냐는 건데...

 

거기까지 쓰고, 뭔가를 생각하다가 마우스로 전화기 아이콘을 클릭하는 지길.
모니터 화면이 푸른색으로 바뀐다.
서랍을 여는 지길.
서랍에 여러가지 물품, 재형과 지길이 교복차림으로 같이 찍은 사진이 보인다.
그 사진을 꺼내 보고 피식 웃어보고는 다시 넣고, 칼을 꺼내는 지길. 
모니터를 보고는 칼날을 세워보는 지길.
갑자기 모니터에 피가 튄다.

 


66. 재형의 방 

재형, 담배를 물고 프린터 용지를 보다가 내용이 다 되었는지도 모르고 끝장을 넘겨보나 아무것도 없다.
재형, 프린터 용지를 든 채로 뒤로 돌아 필짱을 끼고 창밖을 바라본다.
내리는 비와 우산을 들고 지나가는 사람들.
잠시 창밖을 보던 재형, 책상 위 재떨이에 담배를 끄고 프린터 용지를 놓고 검퓨터를 켠다.
모니터에 떠오른 여러 가지 그림 아이콘 중 전화 아이콘을 클릭하는 재형.
푸른 빛이 나오는 모니터.
모니터에 집중하는 재형의 얼굴이 푸른 빛을 받아 기괴하게 느껴진다.

 


67. 가상의 공간 

홀에 사람 형태의 덩어리들(거의 남여의 형태는 구분이 가능하나 식별이 불가능한 것도 있다. 그리고 각각의 덩어리 앞에는 숫자 혹은 문자로 쓰인 기호가 적혀 있다.) 이 우글우글 모여 있고, 양 옆으로 방이 쭉 이어져 있다.
여자 형태의 덩어리 opening3가 홀을 지나면서 방들을 지나가고 있다.
문이 닫힌 방도 있고, 열려서 안이 훤히 보이는 방도 있다. 
각각의 방에는 여러가지 제목이 걸려 있고, (몇몇방에는 제목이 없는 것도 있다) 그 제목들을 주욱 지나가다 보면, ‘야한 여성은 노크하세요’라는 제목이 걸려 있고, 문이 닫혀 있다.
opening3, 그 문을 노크하면 그 안의 덩어리가 문의 구멍을 통해 확인을 한다.

 

opening3: (여자소리) 저 들어가도 되요?

 

방 안 남자 형태의 jae9666이 문을 열어준다. 

 

재형: 들어오세요. 

 

opening3이 들어가고 문이 닫히면, 제목이 '허무도 전염되더이다.’ 로 바뀐다.  

 

끝.

 

 

 

우창수_남. 뇌병변장애


카카오톡 wcs7201
이메일 vivascenario@naver.com
블로그 https://blog.naver.com/vivascenario


1996년 제6회 솟대문학상 신인상(시, 희곡)
1998년 대한민국장애인문학상 소설 문 가작 
WWCC 2018한일 공동 웹툰 공모전 스토리 부문 당선   

 


주요작품 

웹툰 

낯선 거울(2016.6월 다음웹툰)
http://webtoon.daum.net/webtoon/view/mirror
http://ac.qq.com/Comic/comicInfo/id/552811-중국판
https://tapas.io/series/strangemirror-미국판

제국의 鬼(2019년 2월)
https://series.naver.com/comic/detail.nhn?productNo=3888577
 
2018 한일 공동 웹툰공모전 스토리 부문 당선


단편영화 연출 
https://movie.naver.com/movie/bi/pi/basic.nhn?code=299310

더 케리어(2011 PDFF 상영)
http://blog.naver.com/vivascenario/60135685568

더 케리어 two monsters(2013 PDFF 상영)
http://blog.naver.com/vivascenario/60195284543

안녕, 마리아(2015)
http://blog.naver.com/vivascenario/220566593701

a ROOM(2018 PDFF 상영)
https://blog.naver.com/vivascenario/221178823994


TV드라마(mbc드라마넷) 

별순검 시즌3-7화 사단칠정(2010.09.25) 
http://blog.naver.com/vivascenario/220006436348


라디오드라마

진공관음도(97, 5)
사미인곡(97, 8)
붕새가 남쪽바다로 날 때...(97, 12)
천사(98, 1)
바이러스(98, 4)
바람이냐? 깃발이냐?(98, 5)
실연, 그리고 사랑(98, 9)
크리스마스 선물(98,12)
페러독스 莊子(99, 4)
공범(99, 8)
詩人의 별(00,12)
아버지 <일일극>(01. 3)
가족씨네마(01, 9)
벽오금학도<일일극>(02. 6)
현의 노래 <일일극>(04, 4)
방각본 살인사건 <일일극>(05, 10)
호접몽(08. 7)
http://www.kbs.co.kr/radio/radio_drama/stage/aod/1535689_10059.html
무간지옥을 꿈꾸며(08. 10)  
http://www.kbs.co.kr/radio/radio_drama/stage/aod/1548278_10059.html
기생월향-사단칠정 살인사건(08, 12)
http://www.kbs.co.kr/radio/radio_drama/stage/aod/1560863_10059.html
살아남은 이의 슬픔(09. 2)
http://www.kbs.co.kr/radio/radio_drama/stage/aod/1573015_10059.html


희곡
로보트, 인간이 되다
우리는 너의 말을 들었다
탈의관음도


소설
지킬 EXISTENCE & 싸이버하이드
莊子專;大鯤大鵬
쥐약 
전동휠체어의 莊子
무간지옥을 꿈꾸며


시나리오 모음집
내 손가락 끝의 지옥도(20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