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11-01

E美지 29호/대중예술

매력적인 배우 하지성

 

 

하고 싶은 일은 배우 


어릴 적부터 항상 다른 사람들에게 자신을 표현하는 것을 좋아했지만, 뇌병변장애로 말할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을 때가 많았다.

학교는 특히 답답한 공간이었다. 특수학교가 아닌 일반학교에 진학하다 보니 비장애 학생들과 편하게 소통하지 못해 자기의 생각과 감정을 표현하지 못하였다. TV속 배우들은 그의 답답함을 대신 해소해주는 존재였다.

고등학교를 졸업할 무렵 진로에 대해 고민하게 되었다.

어느 날 아는 형이 ‘네가 진짜 하고 싶은 일이 뭔데?’ 라고 묻기에 ‘배우’라고 말했다. 배우가 진짜 하고 싶은 일이었지만 그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았었다. 왜냐하면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자신의 꿈을 인정해주지 않기 때문이다. 그 형은 자신이 속해 있는 장애인극단 '애인'에서 연기 워크숍이 있으니 거기에 참석해보라고 했다.

하지성은 극단 '애인'에서 배우 수업을 받았다.

 

 

오디션으로 도전 

 

하지성은 2010년 극단 애인 창단 연극 ‘고도를 기다리며’ 첫 무대에 선 후 연극을 시작한 지 10년이 되었기 때문에 자기 연기에 대한 변화가 필요하다 생각하고 있었다. 
그래서 2020년부터 외부 극단 오디션에 도전했다.

가만히 앉아 작품을 기다려서는 기회가 오지 않는다는 것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성은 서울시 극단의 ‘천만 개의 도시’ 에 출연을 하게 되면서 배우로서 존재감을 드러냈다. 

 

 

하지성 최고작, ‘틴에이지 딕’ 

 

2022년, 국립극장 무장애공연 프로젝트 오디션 공고가 떴다.

하지성은 오디션을 통해 연극 '틴에이지 딕'에서 주인공 리처드 글로스터 역을 맡았다.

 

 

연습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한데다  대사 분량은 엄청 많았다. 
연출을 맡은 신재훈 연출가는 첫 공연을 마친 후 하지성에게 ‘이것은 기적이야’라며 만족해하였다.

공연은 대성공을 거두었다.  

 

 

무대에 존재하려 하고 있다

 


부모님의 반대가 무척 심했다.

부모님은 그가 학교에 다닐 때는 동아리 활동이거니 생각하다가 졸업 후에도 계속 연극을 하자 심각하게 경고를 했다. 연극은 직업이 될 수 없으니 취업을 하라고, 연극하다가 굶어죽는다고....   
그러나 아버지는 백상예술대상에서 아들이 수상을 하자 ‘우리 가문의 영광’이라고 아들을 자랑스러워했다.

백상예술대상에서 하지성의 존재감은 정말 빛이 났다. 

하지성의 꿈은 ‘무대에 존재하려 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금부터는 하지성 개인의 노력보다 우리 사회가 하지성이란 배우를 키워야 한다.

우선은 작가들이 뇌성마비 장애인을 주인공으로 하는 작품을 창작해 주기를 바란다.  

 

 

하지성 
글로벌사이버대학교 방송연예전공 학사
제59회 백상예술대상 연극 부문 연기상 
연극 <틴에이지 딕> 등 다수 
단편영화 <NORMA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