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5-31
E美지 35호/음악
그냥 첼리스트 김민주로 봐주세요
3세 때 동요 연주
1999년생인 민주는 태어나면서부터 눈에 시력이 없었다. 빛을 모르는 채 오로지 소리에 의존하여 세상을 알아가고 있던 어느날 민주는 사촌 언니 집에 갔을 때 그곳에서 처음으로 피아노라는 것을 접했다. 작은 전자 피아노였는데 건반을 눌러 쳐준 동요를 세살박이 민주가 그대로 연주하는 것을 본 사촌언니는 너무 놀라 어른들을 불렀다.
“저기 보세요. 민주가 동요를 연주해요!”
어른들이 모두 박수를 치며 천재라고 칭찬했다.
연주자 엘리트 코스
초.중학교는 한빛맹학교를 다녔고, 고등학교는 서울예고로 입학했다. 예술을 하는 학생들은 예중과 예고에서 공부를 해야 제대로 예술 공부를 한다는 생각이 있지만 장애학생들에게는 그 코스가 쉽지 않은 교육 과정이다.
서울예고에서 3년 동안 열심히 공부한 덕분에 2018년 한국예술종합학교(약칭 한예종)에 바로 입학했다.
한예종은 서울대학교 음악대학보다 장애인들이 합격하기 어려운 곳으로 알려져 있는데 민주는 한번에 합격을 하였다.
대학원은 2022년 배일환 교수님이 계시는 이화여자대학교 음악대학원 관현악 전공으로 입학하여 졸업까지 한 학기가 남아 있다.
국내외 연주회를 하며
2019년 6월, UN뉴욕본부에서 열린 ‘제12차 UN장애인권리협약 당사국회의’ 부대행사에 첼리스트 김민주가 무대에 섰다. 당시 20세였다.
본 연주를 하고 마지막 곡으로 ‘아리랑’을 연주했다. 전세계에서 온 참가자들이 기립하여 박수갈채를 보내면서 ‘원더풀’을 외쳤다. 민주는 그날의 감동이 아직도 생생하다.
김민주는 독주회에서 베토벤 첼로 소나타 중 가장 유명한 3번과 화려하고 아름다운 멜로디가 특징인 슈트라우스 첼로 소나타를 연주하여 관객들을 매료시켰다.
‘제 음악을 듣고 사람들의 마음에 힐링이 되었으면 좋겠고, 시각장애인 첼리스트가 아니라 그냥 첼리스트 김민주로 봐주셨으면 좋겠다’
고 독주회의 의미와 자신의 음악인생의 목표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