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5-31
E美지 35호/문학
경계선에서 방황하며 성장하는 시인 이한길
어이없는 장애 원인
한길이 세 살 때 시부모님이 오셔서 회를 준비했는데, 아이가 회를 만지려 해서 엄마는 아기를 업었다. 만지고 싶은 것을 못 만지게 하니까 아이가 떼를 쓰며 울어서 사탕을 줬는데 그것이 목에 걸려 아이가 질식하는 어처구니없는 사고가 벌어졌다. 그날의 어이없는 사고로 한길은 발달장애를 갖게 되었다.
한길은 일반 학교에 다녔다. 본인도 부모도 장애를 받아들이지 못한 것이다.
한길은 나사렛대학교 재활자립학과에 다니면서 처음으로 특수교육을 경험하였다.
대학에 진학하기 위해 장애 판정을 받았는데 지적장애 3등급이 나왔다.
예술교육을 받다
대학교 2학년 때 한길의 엄마는 학부모회 회장을 맡았다. 자녀들이 함께 스스로의 힘으로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일까 생각하다가 2016년 뮤지컬 극단인 ‘라하프’를 만들었다.
아이들이 무척 좋아했고 상상외로 잘해서 예술성을 갖춘 공연을 하고 싶었다.
마침 2018년 한국장애인문화예술원의 뮤지컬아카데미 사업공모에 라하프가 선정되어 단원들에게 개별화 교육을 실시했다.
글을 쓰는 단원들이 없어 한길이가 시나리오와 연출 수업을 받게 되었다.
시인 이한길의 시세계
이한길은 두 권의 시집을 출간한 시인이다.
그런데 시는 그가 가장 심심할 때 하는 가장 손쉬운 일이다.
그는 혼자 있을 때 마치 자신의 마음을 꺼내어 보듯 자신의 마음 상태를 기록하였다. 그 짧은 마음 드러내기가 바로 시가 되었던 것이다.
한길은 2019년 첫시집 <정상과 비정상>을 출간하였다. 노트 속에서 오랫동안 숨어있던 그의 마음을 세상 밖으로 꺼낸 것이다.
두 번째 시집 <다름 그리고 같음??>에서 시인은 훨씬 큰 주제로 우리 사회를 비평한다.
우리 사회는 사람을 판단하는 기준을 정해놓고 그 기준에 맞지 않으면 배제시키는 것은 잘못된 일이고, 자신은 쓰임새가 없는 투명 인간 취급을 받지만 언젠가는 자기의 쓰임새를 발견하는 날이 올 것을 믿고 외로움을 견뎌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