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8-13

E美지 36호/대중예술

백지윤의 변신, 발레리나에서 연극배우로

 

백지윤은 1992년, 태어나자마자 호흡을 잘 하지 못하여 신생아실에서 곧바로 검사실로 이동하여 이런저런 검사를 실시했기에 다운증후군 진단을 일찍 받았다. 

지윤은 병치레가 잦았다. 눈동자가 흔들리는 증상으로 수차례 수술을 받았으며 질식사의 위험을 줄이려고 혀 절개 수술까지 받았다.

하지만 성장을 하며 지윤은 춤추고 노래하는 걸 즐겼다. 4~5시간씩 노래하고 춤을 춰도 지칠 줄 모른다. 

 

 

발레로 즐거운 지윤 

 

 

13세가 된 지윤은 ‘호두까기 인형’을 본 후 발레 동작을 흉내내며 발레를 하고 싶다는 말을 수시로 했다.

그래서 엄마가 발레학원에 보내주었지만 6~7개월이 지나도 지윤이 발끝으로 서 있는 동작조차 못해 그만두게 되었다.

지윤은 필리핀 발레학교에서 발레와 현대무용을 공부하고 고등학교 2학년 때 귀국하여 매년 5월에 열리는 전국장애인댄스대회에 참가했는데 그때 지윤을 눈여겨본 최태지 국립발레단장으로부터 국립발레단 아카데미 오디션 참가 제안을 받았다. 

아카데미에 합격한 지윤은 비장애인들과 함께 연습하며 발레를 기초부터 다시 배웠다.

그리고 2011년 디지털서울문화예술대학 무용과에 진학하였다. 

지윤은 대학을 졸업하며 이런 소감을 밝혔다.

 

“발레리나의 꿈을 이뤄나가는 데 장애는 방해물이 아닌 동반자예요. 무대에서 행복하게 춤추는 발레리나로 영원히 남고 싶어요.”

 

 

예술인으로 활동 

 

 

지윤은 2010년 7월에 열린 한국문화예술교육총연합회 콩쿠르에서 비장애인과 겨루며 고등부 동상을 수상하여 실력을 인정받았다. 

2013년 1월, 평창스페셜올림픽 문화행사로 평창 알펜시아리조트 콘서트홀에서 열린 발레 <지젤>에서 청순한 시골 처녀 지젤의 모습을 훌륭하게 표현해 ‘기적의 지젤’이라 불리기도 했다. 

그런데 지윤은 체형의 변화로 무용을 힘들어한다. 자기 몸이 못 따라간다는 것을 본인도 알고 있다.

그래서 몸을 덜 쓰는 연극을 하고 싶어 한다. 그때 그녀에게 찾아온 것이 한국장애인문화예술원 모두예술극장에서 기획한 연극 <젤리피쉬>이다.

 

 

연극 <젤리피쉬>로 날개를 달다 

 

 

지윤은 2시간 동안 무대에서 최선을 다해 연기했다. 

<젤리피쉬> 공연을 하면서 지윤이 정말 많이 바뀌었다. 지윤이도 스스로가 성장했다는 걸 알고 있다.

 

“엄마, 내가 발음이 너무 좋아졌고, 사람들하고 관계가 자연스러워져서 좋아요.”

 

지윤은 무대에 서면서 자신이 유명해졌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자신이 연기를 해냈다는 것이 즐거울 뿐이다. 

사람들은 지윤이 유명해졌다고 칭찬하지만 엄마는 지윤에게 언제 또 이런 기회가 올까 걱정이 크다. 

엄마는 지윤이 안정적으로 예술활동을 할 수 있기를 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