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1-09

2024년 <누구?!시리즈10> 발간

문학적 초상화 프로젝트/2024누구시리즈10 <삶이 예술이 되다>

문학적 초상화 프로젝트/2024년 <누구?!시리즈10>

 

인문학이란 사람의 이야기를 기본으로 하는데 그 삶에서 장애는 비장애인들이 경험하지 못한 특별한 이야기여서 사람들에게 감동을 준다. 특히 장애인예술은 장애예술인의 삶 속에서 녹아 나온 창작이라 장애예술인 이야기를 책으로 만드는 <누구?!시리즈>는 꼭 필요한 작업이다. 궁금증이 감탄으로 변하게 되는 이야기를 담은 작은 인문학도서 <누구?!시리즈>, 이 책은 장애예술인의 활동을 알리는 소중한 자료가 될것이기에 <누구?!시리즈> 100권 발간 목표를 세웠다. 의문과 감탄을 동시에 나타내는 기호 인테러뱅 (interrobang)이 <누구?!시리즈>를 통해 새로운 감성으로 확산될 것으로 믿는다. <누구?!시리즈 100>이 완간되면 한국을 빛내는 장애예술인 100인이 탄생하여 장애인예술의 진가를 인정받게 될 것이며, 100인의 장애예술인을 해외에 소개하면 한국장애인예술의 우수성이 K-컬쳐의 새로운 화두가 될 것이다. _ (사)한국장애예술인협회 회장 방귀희

 

 

2024년 '누구?!시리즈10'  29~38호 

누구?!시리즈29/동화의 마술사 나영 
누구?!시리즈30/인물을 나로 표현하는 배우 하지성 
누구?!시리즈31/손끝에 빛을 담는 가야금 연주자 김보경 
누구?!시리즈32/멋지게 살고 싶은 화가 백지은 
누구?!시리즈33/시로 세상을 읽는 시인 허상욱 
누구?!시리즈34/꿈이자 운명인 삶 구필화가 송진현 
누구?!시리즈35/반전 매력을 가진 연극인 임지윤  
누구?!시리즈36/소리에서 빛이 나는 소리꾼 최예나 
누구?!시리즈37/자연과 인간의 교감을 그리는 화가 양희성
누구?!시리즈38/음악으로 세상을 휘어잡은 피아니스트 김건호 

 

 

동화작가 이나영
이나영은 2008년 「아동문학세상」에서 ‘나는 들바’로 신인문학상을 받으며 등단했다. 이어 2010년 서울신문 신춘문예 동화 부문에 ‘별똥별 떨어지면 스마일’로 당선됐다. 그녀는 생후 100일경, 연탄개스 중독으로 뇌성마비장애가 생겼다. 중학교 때부터 자신이 유일하게 할 수 있는 일은 글을 쓰는 일이라 생각하며 작가의 꿈을 키워왔다. 그래서 대학을 문예창작과로 택하였다. 처음에는 소설을 쓰고 싶었지만 대학교 2학년 때부터 동화를 본격적으로 쓰기 시작했다. 한국아동문학연구회 회원으로 신문 및 문예지에 작품을 발표하면서 장편동화책을 여러 권 출간하였다. 아이들이 꿈을 이룰 수 있도록 자신감을 심어주는 동화가 나영이 추구하는 작품세계이다.

 

배우 하지성
뇌병변장애로 언어와 보행에 불편함이 있다. 초중고는 일반 학교에 다녔지만, 의사소통이 자유롭지 못해 의기소침하다 보니 친구를 잘 사귀지 못해 외로운 학창 시절을 보냈다. 그 시절의 외로움이 대중과 소통하는 배우라는 직업을 동경하게 했다. 아는 형의 소개로 극단  애인을 만났고 '고도를 기다리며'의 에스트라공 역으로 연기의 첫발을 내딛었다. 그 후 꾸준히 무대에 올랐으며 2021년 '천만 개의 도시'로 비장애인 배우들과 한 무대에 섰다. 국립극장의 배리어프리 공연 오디션에 도전하여 2022년 '틴에이지 딕' 공연을 성공리에 마쳤다. 이 작품으로 2023년 백상예술대상 연극 부문에서 연기상을 수상하였다. 이것은 장애인 배우로서는 백상예술대상 59년 만에 이룬 쾌거였다.

 

가야금 연주자 김보경
태어났을 때는 양쪽 눈이 전혀 보이지 않았다. 7개월 무렵 각막이식 수술을 받고 지금은 오른쪽 눈만 조금 보이는 상태이지만 그 시력도 언제 사라질지 모른다.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바이올린을 배우고 있었는데 어느 날 가야금 연주를 듣고 이제까지 느껴보지 못했던 강렬한 매력을 느꼈다. 그래서 중학교 2학년 때 바이올린 대신 가야금을 택했다. 1년 정도 배웠지만 2015년 장애인 최초로 국립전통예술고등학교에 입학하였다. 그리고 2018년 서울대학교 국악과에 역시 장애인 최초로 입학하여 화제가 되었으나 고등학교, 대학교 모두 최초 학생이기에 졸업하기까지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대학 재학시절부터 국내외 공연에 참여하면서 폭넓은 예술 활동을 이어나가고 있다. 2024년 서울문화재단이 주최하는 제2회 서울예술상에서 심사위원 특별상을 수상하였다.

 

서양화가 백지은
대학입시에 실패하고 재수를 하고 있을 때 친구들과 잠시 바람을 쐬고 집으로 귀가하던 중 교통사고로 전신마비 장애를 갖게 되었다. 다치기 전에는 패션학과를 지망했었지만 휠체어를 사용하며 패션은 접고 미술로 전공을 바꾸었다. 등하교를 편하게 할 수 있는 곳이 백석대학교인데 미대가 없어서 디자인영상학부에 입학을 하였고 미술공부는 미술학원에서 하였다. 2011년 첫 개인전을 열었고 2017년에는 프랑스에서 개인전을 연 후 미국, 독일 등에서 초청받아 기획 전시회에 참여했다. 2014년에는 중앙대학교에서 문화예술교육사 국가자격증을 취득하고 이후 다양한 공공예술프로젝트에 참여했다. 2023년 이원형어워즈를 수상했다. 작품을 쉽고 편하게 알리기 위해 굿즈사업을 하고 있다.

 

시인 허상욱
1976년 가난한 가정에서 태어나 질병으로 생긴 시력 문제로 계속 시달리다가 1999년, 완전히 실명하였다. 실명 전 먹고 살기 위해 이런저런 일을 하면서 실패도 많이 경험하였다. 실명할 당시 결혼하여 아들을 둔 상태였기에 좌절할 시간이 없었다. 곧바로 시각장애인으로 살아갈 준비를 하기 위해 2000년 검정고시로 중학교 졸업 학력을 갖추고 2001년 대전맹학교에 입학하였다. 졸업 후 안마사로 일을 하였다. 2010년, 글을 쓰고 싶다는 욕구가 생겨 배재대학교 평생교육원에서 시를 공부했다. 그리고 꾸준히 시집을 발간하였다. 그 결과 2023년, 구상솟대문학상을 수상하였다. 그는 현재 대전에서 ‘시인안마원’을 운영하면서 시를 쓰고 있다. 실명 전에는 초등학교 졸업 학력으로 공장을 떠돌아다니던 자신이 실명 후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시인이 되었다고 자랑한다.

 

서양화가 송진현
1968년 대구에서 출생한 그는 대구대학교 화학교육과를 졸업하고 학사장교로 입대하여 브리핑 전문가로 인정받으며 직업군인의 꿈을 키웠다. 장교로 군복무 중이었던 1996년, 자동차 전복사고로 전신마비 장애인이 되었다. 살기 위해 입에 붓을 물고 그림을 그렸다. 그림 공부를 하고 싶었지만 공부를 하러 나갈 수도 없고, 그림을 지도해줄 선생을 집으로 모셔올 수도 없어 혼자서 해야 했다. 10년 만에 세계구족화가협회 회원이 되어 안정적으로 미술 활동을 할 수 있게 되었다. 그는 대구 경북지역에서 활동하는 장애미술인들을 위해 대구장애인미술협회를 창립하여 회장을 맡아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연극인 임지윤
부모님과 오빠 2명, 언니 1명이 있는 평범한 가정의 막내인 그녀는 키가 작고, 두 팔이 짧으면서 두 손목이 90도로 꺾여 있고 엄지손가락이 없는 기형장애가 있어 가족들의 보살핌 속에서 성장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2013년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에 합격하였다. 집이 대구인 그녀는 혼자 서울로 올라왔다. 어느 날 집에 갔을 때 아버지는 생후 8개월인 지윤을 입양한 사실을 털어놓으셨다. 오랜 세월이 흐르니 자식의 뿌리를 알려줘야 한다는 생각을 하셨던 것이다. 가톨릭 신자인 엄마는 버려진 장애아 보육시설에서 자원봉사를 하며 지윤을 처음 만났다. 장애뿐만 아니라 건강 상태도 나빠서 힘들어하던 지윤의 모습이 집에 와서도 자꾸 떠올라 입양을 한 것이었다. 그녀는 잠시 자신의 정체성에 혼란을 겪기도 했지만 오히려 감사한 마음으로 더욱 연극에 몰두하였다. 대학 재학시절부터 현재까지 약 44편의 공연을 진행하면서 진정한 연극인으로 성장하고 있다.

 

소리꾼 최예나 
1.68kg이라는 작은 몸무게로 태어나 인큐베이터에서 시각장애가 생긴 그녀는 세상의 빛을 보지 못했지만, 판소리의 세계에서는 누구보다도 밝게 빛나는 예술인이다. 
어린 시절부터 스스로 음감을 터득하며 피아노 연주뿐만 아니라 판소리에서 특별한 기량을 보였다. 이를 알아본 학교 선생님들은 그녀를 소리꾼의 길로 인도하였다. 
타고난 재능에 묵묵히 쌓아 올린 기량이 더해져 각종 판소리대회에서 큰 상을 수상하며 실력을 인정받았다.  
특수학교에서 고등학교를 마친 그녀는 2023년 한국예술종합학교 전통예술원에 합격했다. 현재 그녀는 학교에서 다채로운 교육과정을 이수하며 매일 소리를 갈고 닦는 연습을 통해 판소리 최고 경지에 이르는 길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서양화가 양희성
세 살 때 대기업에 근무하던 아빠가 베트남 해외주재원으로 발령을 받아 가족이 베트남으로 떠나게 되었다. 그는 낯섦에 대한 충격으로 낯선 사람을 피하고 입을 꼭 다물고 말을 하지 않았다. 
초등학교 입학을 앞둔 그와 함께 한국으로 온 엄마는 그의 말문을 열기 위한 언어치료를 비롯해 다양한 치료에 매달렸다. 엄마는 희성의 초등학교 1학년 어느 날 우연히 들른 화실에서 그가 아주 편안해하는 모습을 보고 그림 그리기를 시작하였다.
중학교 3학년 때 지적장애 판정을 받은 후, 대구대학교와 대학원에서 현대미술 전공으로 석사학위를 받으며 ‘마음으로 보고 소망을 그리는 행복한 화가’로 성장하였다. 개인작업실인 ‘희재예술발전소’에서 전업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2024년 이원형어워즈 수상으로 작가로서 큰 성과를 보았다.

 

피아니스트 김건호
올해로 14세가 된 피아니스트이다. 선천성 시각장애가 있고 서울맹학교 중등부 2학년에 재학 중이다. 5세 때부터 피아노를 쳤으며, TV 프로그램 ‘세상에 이런 일이’, ‘인간극장’ 등에서 절대 음감을 가진 천재 소년으로 주목받았다. 
초등학교 1학년 때 부르크뮐러가 작곡한 25개의 소품을 연주하며 피아니스트로서 첫 발걸음을 떼었다. 2019년 독일 자부르크 국제음악제(Saarburg Music Festival)에 초청받아 독일 언론(Volksfreund)으로부터 ‘아름다운 선율로 독일에서 큰 감동을 선사한 용감한 한국의 어린 피아니스트’라는 극찬을 받았다. 
2020년 Canadian International Music Competition에서 Rising Star 카테고리 재즈 연주 부문에서 직접 작곡한 재즈곡 ‘Day by Day’로 1위, 2022년 서울대학교 피아노과 출신으로 구성된 포아피아노연구회 주최 영재콩쿠르 1위, 2023년 시각장애인 최초 금호문화재단의 영재콘서트 연주자로 선발되었으며, 2023 제6회 마인클랑 국제피아노콩쿠르에서 1등을 수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