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1-12
세계화
장애예술인 최고의 상, 구상솟대문학상과 이원형어워드
한국장애예술인협회에서 운영하는 2개의 상은 문학 부문의 구상솟대문학상, 미술 부문의 이원형어워드가 있다.
매해 한 명의 시인과 한 명의 화가를 선정하는데 경쟁률이 계속 높아지면서 권위 있는 상으로 자리매김하였다.
이 2개 상은 영향력이 있는 기성 예술인의 상금 기부로 운영되고 있는 것이 특징으로 정부 예산이 아니어서 외부적 영향 없이 오로지 예술성으로 선정이 된다는 것이 큰 장점이 되고 있다.
구상솟대문학상
1991년 『솟대문학』 창간과 함께 솟대문학상을 제정하여 운영하다가 원로시인이신 고(故) 구상 선생님께서 솟대문학상 발전기금으로 2억 원을 기탁함에 따라 2005년 솟대문학상의 명칭을
‘구상솟대문학상’으로 개칭하고, 매해 공모를 통해 수상자를 선정하여 상패와 상금 3백만 원을 수여하였으나, 2024년 소설가 한강의 한국 최초 노벨문학상 수상 소식을 계기로 익명의 후원자가 후원하여 상금이 5백만 원*으로 인상된다.
*붙임: 관련기사/세계일보 “노벨문학상 덕분에…” 장애인 문학상 상금 오르는 사연(2024.10.14.)
“노벨문학상 덕분에…” 장애인 문학상 상금 오르는 사연
국내 장애인 문학계의 권위있는 상으로 꼽히는 ‘구상솟대문학상’ 상금이 인상된다.
소설가 한강이 한국 최초의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뒤 ‘장애 문인들에게 선물을 드리고 싶다’는 익명의 후원자가 선뜻 거액을 쾌척한 덕분이다.
구상솟대문학상은 20세기 한국 시단을 대표하는 시인 구상(1919∼2004)이 기부한 2억 원을 기금으로 제정된 상이다.
2024년 10월 13일, 한국장애예술인협회(대표 방귀희)에 따르면 지난 10일 스웨덴 한림원이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을 발표한 뒤 누군가 협회로 연락을 취해왔다.
그는 ‘신분을 밝히지 않는다’는 전제 아래 구상솟대문학상 상금 인상을 위해 2천만 원을 기부하겠다고 밝혔다.
이 후원자는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 소식을 듣고 과거 노벨문학상 후보에 몇 차례 올랐던 구상 선생님 생각을 하면서 선생님께서 평소 아끼시던 장애 문인들에게 작은 선물이라도 드리고 싶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구상 시인은 1990년 장애인 문학지 ‘솟대문학’ 창간을 준비하던 때부터 장애 문인들에게 큰 관심을 갖고 지원을 아끼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구상 시인이 기부한 2억 원을 기금 삼아 제정된 구상솟대문학상은 그동안 매년 수상자에게 3백만 원의 상금을 지급해왔다.
그런데 이번에 2천만 원 후원을 추가로 받으며 향후 10년간 2백만 원씩 올린 5백만 원 상금을 지급할 재정적 기반이 마련된 것이다.
이를 두고 한국장애예술인협회 내부는 ‘한국 최초의 노벨문학상 수상 효과가 장애인 문학에도 나타난 것’이라며 반기는 분위기다.
방귀희 대표는 “우리나라의 유일한 장애인 문학지 ‘솟대문학’이 경영난으로 폐간된 후 장애인 문학이 중심을 잃었을 때에도 구상솟대문학상은 시상이 이뤄져 지금까지 34명의 수상자를 배출하는 등 장애인 문학을 성장시킬 수 있었다”며 “상금이 인상된 만큼 앞으로 더욱 내실있는 장애 문인들의 등용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독실한 천주교 신자였던 구상 시인은 인간 존재에 대한 성찰과 살아갈 방향을 제시하는 수많은 작품으로 한국 시 그리고 문학 발전에 크게 기여했다.
생전 노벨문학상 후보에 두 차례 오른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 9월 고인의 선종(善終) 20주기를 기리고자 서울 여의도 도로 일부에 ‘구상 시인 길’이란 이름이 붙고 표지석도 세워졌다.
김태훈 논설위원 af103@segye.com[ⓒ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2021년에는 구상솟대문학상 30주년 기념으로 구상솟대문학상 30년 동안의 수상작을 모아 ‘솟대시인에게 인생을 묻다’라는 부제가 붙은 시집 「인생예보」(연인M&B)를 출간하기도 했다.
구상 선생은 1990년 『솟대문학』 창간 모임부터 2004년 영면에 드시기 전까지 솟대 시인들과 함께하셨다.
선생은 장애문인들의 잔치인 솟대문학상 시상식에 매년 참석해 주실 정도로 장애문인들을 아껴 주셨다.
선생께서는 서재를 정리하신 돈 2억 원을 솟대문학상 상금 기금으로 기부하시면서 ‘장애인문학상이야말로 상금이 많아야 한다.’며 기부의 취지를 밝히셨다.
구상 시인은 1919년 서울에서 출생하여 경북 칠곡 왜관으로 이주하여 20여 년을 거주하면서 신문사 기자 일을 하면서 시작(詩作)에 몰두하셨다.
구상 선생은 격랑하던 시절을 보내며 필화사건으로 옥살이를 하면서도 자신의 소신을 굽히지 않았다.
현실 정치에 전혀 관여하지 않고 대학에서 후학을 양성하며 가장 열악한 상황에서 활동하는 장애문인을 위해 헌신하신 우리 시대의 진정한 스승이시다.
*역대 수상자
구상솟대문학상(현재~1991)
•제34회(2024) 시 ‘데드라인(deadline)’ / 김묘재(여,1964년생,지체장애)
•제33회(2023) 시 ‘일당 빼먹기’ / 허상욱(남,1971년생,시각장애)
•제32회(2022) 시 ‘친밀한 타인’ / 설미희(여,1965년생,뇌병변장애)
•제31회(2021) 시 ‘벚꽃백신’ / 한승완(남,1977년생,지체장애)
•제30회(2020) 시 ‘달팽이’/ 손성일(남.1977년생.뇌병변장애)
•제29회(2019) 시 ‘심부름하는 아이’/ 김민(남.1968년생.뇌병변장애)
•제28회(2018) 시 ‘바리데기 언니’/ 김미선(여.1955년생.지체장애)
•제27회(2017) 시 ‘내가 어둠이라면 당신은 별입니다’/ 김대원(남.1967년생.지체장애)
•제26회(2016) 休
•제25회(2015) 시 ‘달개비’/ 김종태(남.1953년생.지체장애)
•제24회(2014) 시 ‘고통과 아름다움은 산 위에 산다’/ 김율도(남.1965년생.지체장애)
•제23회(2013) 시 ‘무덤새’/ 故김옥진(여.1961년생.척수장애)
•제22회(2012) 시 ‘해넘이’/ 백국호(남.1948년생.지체장애)
•제21회(2011) 시 ‘동백의 분만’/ 故문영열(남.1964년생.척수장애)
•제20회(2010) 시 ‘감자의 이력’/ 강동수(남.1961년생.지체장애)
•제19회(2009) 시 ‘흔들림에 대하여’/ 김판길(남.1959년생.시각장애)
•제18회(2008) 시 ‘안녕, 치킨’/ 이명윤(남.1968년생.지체장애)
•제17회(2007) 시 ‘어떤 중매’/ 한상식(남.1975년생.지체장애)
•제16회(2006) 시 ‘낙하의 힘’/ 손병걸(남.1967년생.시각장애)
•제15회(2005) 시 ‘내 손안의 묵주’/ 최현숙(여.1958년생.지체장애)
•제14회(2004) 休 구상솟대문학상운영위원회 개최, 구상솟대문학상 재제정
•제13회(2003) 평론 ‘다시 쓰는 현대소설사’/ 배경열(남.1965년생.지체장애)
•제12회(2002) 시 ‘학성문집’/ 권주열(남.1963년생.지체장애)
•제11회(2001) 시 ‘견우와 직녀’/ 정중규(남.1958년생.지체장애)
•제10회(2000) 공동 수상_시 ‘난을 위한 노래’/ 최명숙(여.1961년생.뇌병변장애)
•제10회(2000) 공동 수상_소설 ‘땅벌’/ 이원구(남.1965년생,뇌병변장애)
• 제9회(1999) 시 ‘사랑을 위하여’/ 故이상열(남.1945년생.척수장애)
• 제8회(1998) 시 ‘나무는 스스로에게 기대어 잠을 잔다’/ 최림(남.1956년생.척수장애)
• 제7회(1997) 시 ‘등꽃’ / 故최종진(남.1957년생.척수장애)
• 제6회(1996) 시 ‘모과 하나 키우며’/ 故남인우(남.1945년생.지체장애)
• 제5회~제1회 수상자 없음
이원형어워드
캐나다에서 거주하였던 조각가 故이원형 화백이 국내 장애미술인의 창작활동 활성화를 위하여 '이원형 어워드’를 제정하였으며 한국장애예술인협회에서 관리하고 있다.
이원형 조각가는 소아마비로 다리가 불편한 장애를 갖고 있었다. 한국에서 활동하다가 고국을 떠나 미국을 거쳐 캐나다로 이주하여 그곳에서 세계적인 조각가로서 자리를 굳혔다.
페퍼다인대를 수석졸업하였고, 밴쿠버 브리티시 컬럼비아대 상과대학원을 수석졸업하였다. 공인회계사로 안정된 생활을 뒤로하고 57세에 존슨 스테이트 칼리지 대학원에 입학하여 다시 미술을 시작했다. 조각가로 성공하여 캐나다 오케드대학 등 3곳과 멕시코대학 1곳, 그리고 우리나라에 이원형어워드를 시상하여 신진 작가들에게 큰 격려가 되고 있다.
이원형어워드는 매해 공모를 통해 수상자를 선정하여 상패와 상금 2백만 원을 수여한다.
*역대 수상자
이원형어워드(현재~2018)
•제7회(2024) 서양화가 양희성 / 남, 자폐성 발달장애
•제6회(2023) 동양화가 강내균 / 남, 지체장애
•제5회(2022) 서양화가 백지은 / 여, 지체장애
•제4회(2021) 서양화가 한부열 / 남, 자폐성 발달장애
•제3회(2020) 동양화가 최지현 / 여, 지체장애(경추 손상 사지마비)
•제2회(2019) 서양화가 김재호 / 남, 뇌병변장애
•제1회(2018) 서양화가 문승현 / 남, 뇌병변장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