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1-14

캠페인(campaign)

시야, 노올자!

 

시(詩)야 노올자 캠페인

“어떤 남자가 시를 쓰는 이유”

기고/방귀희

 

bing AI로 생성한 이미지. ©방귀희

 

 

이렇게 묻는 사람들이 있었다.

‘장애인이 시를 쓰면 돈이 좀 생기나요?’ 라고 묻기에 나는 1초의 망설임도 없이 ‘아뇨’라고 대답했다.

“돈도 안생기는 문학을 왜 그렇게 열심히 해요?”

“그것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일이니까요.”

내가 장애문인들과 가깝게 지내면서 느낀 점은 문학 특히 시는 자기 마음의 표현, 전하지 못한 이야기 또는 세상을 향한 외침이라는 사실이다.

노차돌은 사랑을 고백하기 위해 시를 썼다. 그의 시는 오로지 그녀를 위한 것인데 그래서 노차돌의 시는 어느덧 우리 모두가 공감하는 작품이 되었다.
 

 


너에게 쓴 편지

노차돌
 


어떤 사람이 있어

너 하나만 갖고 싶어 하는 그 어떤 사람이 있어

 
어떤 사람이 있어

이 세상에 있는 모든 달콤한 맛을 준다고 해도

너의 입술맛을 더 갖고 싶어 하는 그 어떤 사람이 있어

 
사람들은 내가 널 얼마나 좋아하고

또 얼마나 사랑하는지 몰라

아마 너도 내가 얼마나 사랑하는지 모를 거야

 
소원이 있다면 내가 죽기 전에

네가 이 사실을 알았으면 좋겠어

넌 시를 보면 정신없이 웃고 안 믿겠지만

이 맘이 진심이고 또 진심이야

 
사랑했어

사랑하고 있어

사랑할 거야, 영원히
 

-솟대문학 통권 100호, 2015년 12월호-

 

 

노차돌

솟대문학 추천완료(2008)

시집 <어느 화성인의 사랑이야기>

 



시인은 그녀가 시로 쓴 편지를 읽었을 때 호기심을 갖도록 자신을 숨기고 어떤 남자가 있는데 그 남자는 너 하나만 갖고 싶어하고, 너와 입맞춤 하고 싶어한다고 일단 그 남자의 존재를 던져놓는다.

3연에서 그 어떤 남자가 자기라고 밝히면서 내가 너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사람들도 모르고 너도 모른다며 자신의 사랑에 현실적인 벽이 있음을 털어놓는다.

이 어떤 남자의 소원은 자신이 죽기 전에 자신의 사랑을 그녀가 알아주는 것이라고 말해 그 어떤 남자가 얼마나 안타까운 짝사랑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있다.

그 어떤 남자는 자신의 진심을 마지막연에서 진지하게 고백한다. ‘사랑했어, 사랑하고 있어, 사랑할 거야, 영원히’ 이 말은 흔한 사랑 고백이지만 그 어떤 남자는 처음하는, 그것도 혀로 키보드를 한타 한타 누르며 어렵게 한 사랑고백이기에 더욱 애절하게 느껴진다. 그래서 독자들은 자기도 모르게 그 어떤 남자가 사랑을 꼭 이루기를 기도하게 된다.

노차돌 시인은 강원도 산골에 묻혀살고 있던 터라 장애인보조기구에 대한 정보접근이 어려운 상태이다. 그래서 중증의 뇌성마비로 자기 멋대로 흔들리는 손과 발 대신 혀로 키보드를 누르며 글을 쓴다. 노차돌은 자신을 시인으로 만든 것은 사랑이라고 말할 정도로 낭만적인 사랑꾼이다.





출처: -장애인 곁을 든든하게 지켜주는 대안언론 에이블뉴스(abl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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