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11-01

E美지 29호/미술

멋지게 살고 싶은 화가 백지은

 

잘 놀고 멋내기 좋아하는 소녀


철없던 시절 백지은은 무서울 것이 없었다. 그녀는 항상 즐거웠다. 패션에 관심이 많아 구두와 주얼리 등으로 멋내기를 좋아해서 한껏 멋을 내고 나가면 많은 사람들의 시선을 한몸에 받으며 예쁘다는 칭찬을 받을 때 자존감이 뿜뿜했다.

원하는 대학에 가지 못해 재수를 하며 인생의 쓴맛을 느꼈지만 곧 합격하면 되니까 재수의 고통도 쫒아버릴 수 있다고 생각했다. 
‘지은아, 바다 보고 싶지 않니’라는 친구 제안을 거절하지 못했다. 바다를 보고 오면 공부에 더욱 집중이 잘될 것 같아 따라나섰다.

그런데 실컷 놀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교통사고가 났다. 그때가 1998년이었다.

그날 이후 경추 7번을 다쳐 손까지 사용하기 힘든 중증장애가 생겼다. 

 

 

프랑스 파리에 가다 


다치기 전에는 패션학과를 지망했었지만 휠체어를 사용하며 패션은 접고 미술로 전공을 바꾸었다.

2005년, 백석대학교 디자인영상학부가 신설되어 바로 입학하였다.

대학 입시를 준비하며 집 앞에 있는 미술학원에서 미술 공부를 했고, 화실도 다니며 이미 많은 작품을 하고 있었기에 대학은 멋스럽게 살고 싶어서 택했는지도 모른다. 

파리에서 유학하는 성악가 친구가 한국에 잠시 왔다가 집으로 놀러왔다. 

“얘, 그래도 화가라면 프랑스 파리에서 전시회를 한번 해야 되지 않겠니?”

친구의 말에 지은은 프랑스 파리에 필이 꽂혀 앞뒤 안보고 파리에서 전시회를 하기로 결심하였다. 

 

 

어렵게 첫 번째 해외전시회인 Guilmong전(LE CONNETABLE, 프랑스 파리)을 2017년 개최하였다. 그리고 2018년 Sonated' insomnie전(Studio.iam_ist,프랑스 파리), 2019년 Température전(L' IME ART, 프랑스 파리)을 연이어 프랑스에서 개인전시회를 열 수 있었던 것은 첫 전시회에 갤러리 관계자들이 와서 보고 초대를 해주어 아주 수월하게 진행되었던 것이다.

프랑스뿐만 아니라 독일과 미국 뉴욕에서도 기획전 초대를 받아 국내 전시회와 함께 해외전시회 기회까지 생겨 바쁜 나날을 보내게 되었다.

 

 

변화를 위한 도전 


2022년 MBN드라마 <스폰서>, 2023년 MBC드라마 <넘버스>에 백지은 작가 작품이 협찬으로 들어갔다. 

코로나로 전시회도 열지 못했기에 2023년 10월에 개인전을 하기 위해 60평 규모의 큰 갤러리를 예약했다. 그동안 그린 작품을 모두 전시할 생각이다.

그리고 2024년에는 해외전시회도 열어야겠다는 다짐도 한다.

2023년 이원형어워드에 응모하였다. ‘1명인데 안될 거야. 참여하는 데 의의가 있지’라고 애써 희망과 기대를 줄이고 있었는데 그 1명의 주인공이 자신으로 결정났다는 소식을 들으면서도 도저히 믿어지지 않았다. 

 

 

“코로나19로 모든 활동이 중단되자 화가라는 정체성이 점점 줄어들어가고 있었어요. 내 작품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닐까 뒤돌아보면서 작품의 새로운 방향을 연구중이었지요. 하지만 여전히 자신감이 생기지 않았어요. 그런데 이원형어워드 수상이 내자신에게 믿음을 주었어요. 이제 내가 나를 믿고 작업을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앞으로 흔들림 없이 그림에 최선을 다하면서 이원형어워드 수상자로서 부끄럽지 않은 화가가 되기 위해 걸음을 멈추지 않겠습니다.”

 

 

백지은 
백석대학교 디자인영상학부 졸업 
한국미술협회 회원 
2023이원형어워드 수상
개인전 14회 
그룹전 다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