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11-01

E美지 29호/문학

<기울어진 스크린>의 저자 차미경

 

장애와 질병 사이 

 

차미경은 세 살때 소아마비로 보조기를 착용하고 목발을 사용하면서 어렵게 학교생활을 하였다. 

그녀는 대학에서 영문학을 전공하며 문학적 소양을 키웠다.

졸업 후 진로를 고민하던 그녀는 집을 떠나 복지시설 교사로 현장 경험을 하였는데 피곤한 탓인지 감기가 떨어지지를 않았고, 어느 날 심한 고열로 병원에 실려 갔다.

그때 진단받은 병명은 류마티스였다. 그날 이후 차미경은 휠체어를 타야 했다. 그때가 스물여덟 살이었다. 
그 후 반복적인 통증으로 인해 갑자기 입원을 해서 하던 일을 마무리 짓지 못하면 어떡하나 하는 두려움 즉 트라우마가 생겼다. 

 

 

방송작가 되기 

 

아버지가 갑자기 돌아가셨다. 아버지가 안 계시니까 뭔가를 해야 할 것 같은 조급한 마음이 들어 마음 깊이 숨겨두었던 방송작가의 꿈을 다시 펼쳐보았다.

그리고 한국방송작가협회 부속 방송작가교육원의 드라마작가 교육과정 수업을 수강하기로 결심하였다. 

그런데 교육원에는 장애인 화장실이 없어서 소변을 보지 못하는 고통이 따랐고, 수업을 마치고 움직이려면 다리가 너무 아파 신음소리가 절로 났다. 

하지만 그때의 공부가 방송원고를 쓰고, 방송을 직접하고, 취재를 통해 인물기사를 쓰고, 평론 글을 쓰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 

 

 

장애학 공부 

 

2017년, 뒤늦게 대학원에 입학했다.

장애인 관련 글도 쓰고, 장애인 인식개선 강사 활동도 하고, 장애인 인식개선 교재를 만드는 일에 참여도 하고 이렇게 장애인 관련 활동을 하면서 문득 장애인 당사자이지만 다양한 장애에 대해서는 잘 모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대학원 진학을 생각하고 있었는데 마침 대구대학교 대학원에 장애학 전공이 개설되어 집이 있는 인천에서 대구까지 통학을 했다. 

 

 

진정한 작가로  

 

<기울어진 스크린>은 다양한 매체에 썼던 글들을 모은 일종의 장애인문화 평론집이다.

책 집필을 위한 미팅이 있었는데 샘플로 몇몇 편을 보여줬을 때 출판사 대표가 그녀의 글을 다 읽어보더니 있는 원고로 책을 먼저 출간하자고 했다.

그렇게 차미경 평론집이 세상 밖으로 나왔다.

책 출간 후 북 토크쇼도 하고, 연사 섭외를 받는 등 작가로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차미경은 현재 인터넷저널 더인디고에 <차미경의 컬쳐토크>를 연재하고 있는데 앞으로 비장애인들이 장애를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 책을 써보고 싶다.   

 

 

차미경
대구대학교 일반대학원 장애학전공
더인디고 편집위원
평론집 <기울어진 스크린> 출간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