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11-01
E美지 30호/음악
무대를 준비하는 가수 김국환
김국환은 태어날 때 백내장으로 아기 때부터 한쪽 눈이 흐릿하게 보이는 상태로 성장했다.
그는 악기를 잘 다룬다거나 절대음감이 있다거나 하는 특별한 음악적 재능은 없었지만 노래를 듣는 것과 특히 부르는 것을 유난히 즐기며 좋아했다.
그러다 학교 후배와 함께 나가게 된 교내 가요제에서 수상을 하며 음악에 대한 열정이 더욱 커져 갔다.
고등학교 3학년 때 후배와 KBS장애인가요제에 출전하여 금상을 수상하면서 국환의 음악 인생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2003년, ‘좋은이웃’이라는 CCM팀에 합류하면서 무대 공연이 많아졌다.
2009년, M-net 오디션 프로그램 <슈퍼스타K> 본선에 올라 언론의 주목을 받았고, 그해 싱글 앨범을 발표하면서 엠슈퍼콘서트라는 방송으로 가요계 정식 데뷔를 하였다.
그 후 ‘더 블라인드(김국환, 이현학, 정명수, 김지호)’라는 팀으로 활동 영역을 넓혀갔고, 현재 장애인 인식개선 공연을 통해 시각장애 후배들과 교류하면서 가수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음악으로 성장
아름다운 노래를 부르고 싶은 만큼, 아름다운 노래를 만들고 싶다는 마음도 크다.
첫 앨범 ‘안보여’는 국환에게 의미가 남다르다. 자신만의 노래로 방송 무대에 서보고 싶다는 꿈을 이루어 주었기 때문이다.
노래 제목을 보고 개인적인 경험이 담긴 곡이라고 추측하는 사람도 있었지만 사실 이 곡은 사랑에 대한 더 포괄적인 메시지를 담고 있다.
그 후 많은 노래를 만들었는데 자살 예방 캠페인을 주제로 한 노래를 부르기 시작하면서 ‘더블라인드’의 활동이 사회변화를 촉진하는 도구가 될 수 있다는 점에 남다른 사명감을 갖게 되었다.
이 노래 또한 ‘더블라인드’ 멤버의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어둠 속에서도 희망을 찾아야 한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그런 어두운 순간에도 희망이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멤버들 모두 이 노래의 가사 하나 하나에 정성을 다했다.
일상의 행복
대중음악 분야 실연자로 생업을 잇기는 쉽지 않다. 몸소 체험한 사실이다.
처음 음악 분야에 발을 디딜 때는 시각장애를 핸디캡으로 인식하는 사람이 많았다.
하지만 시각장애인으로 살기 때문에 오히려 예술활동을 지속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그가 바라는 건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연예인의 삶이 아니라 노래하는 인생 그 자체이기 때문이다.
맹학교에서 배운 안마 기술은 그에게 수입을 가져다준다. 욕심을 부리지만 않는다면 먹고살 만한 수준이다.
한동안은 회사에 마련된 헬스키퍼로 일을 했었다.
헬스키퍼를 하면서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났다. 안마받기를 미안해하는 사람, 부담스러울 정도로 간식을 잔뜩 안겨주는 사람, 자신도 아이를 키우고 있다며 육아용품을 선물해 주는 사람 등등.
TV에 나왔던 모습을 알아보는 사람도 있었다.
계속 노래를 부른다
1984년 서울 신길동에서 태어난 김국환은 태어날 때 백내장으로 시각장애가 생겼다.
아버지는 어렸을 때 넘어지면서 다친 다리가 장애로 남게 되었고, 저시력인 어머니, 그리고 다섯살 위인 형도 국환처럼 시각장애가 있다. 온 가족이 장애인 문제를 갖고 살고 있지만 가족 모두 자신의 삶에 최선을 다하여 안정적인 삶을 살고 있다.
벌써 아홉 살, 일곱 살이 된 두 딸은 김국환의 보물이다. 가정적으로 안정이 되었기에 앞으로는 더욱 진정성있는 활동을 할 수 있을 것이다.
게다가 요즘은 그 어느 때보다 장애예술인에 대한 인식이 높아져서 활동하기에 딱 좋은 시기가 되었다.
그래서 김국환은 심호흡을 하며 다시 무대에 서는 꿈을 꾸면서 그날을 위해 열심히 노래를 준비하고 있다.
김국환
KBS장애인가요제 금상
일본 골든콘서트 3위
제3회 김현식가요제 3위
평창동계올림픽 성화 봉송 및 축하 공연 다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