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04
E美지 31호/대중예술
연기에 승부를 건 배우 박찬미
배우를 꿈꾸는 초등학생
찬미는 초등학교 6학년 때 영화 <리얼스틸(Real Steel)>을 보고 배우가 되기로 결심했다.
그녀는 배우가 되고 싶다는 말을 입밖으로 꺼내지 않았다. 우리나라에서 여자 배우가 되려면 예쁘고, 키도 크고, 날씬하고... 이런 조건들을 갖춰야 하는데 찬미의 키는 116cm이다.
그렇다. 저신장 장애이다. 찬미는 배우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 우선 연기 학원을 찾아다녔지만 거부를 하였다. 하지만 연기의 꿈을 포기할 수가 없어 연극영화과로 대학에 입학하였다. 면접을 볼 때 교수님 표정은 난감해하는 눈치였지만‘해볼 수 있겠냐’고 물었다. 그래서 ‘연기가 오랜 꿈’이라고 자신의 단단한 결심을 호소하였다. 드디어 찬미는 그리도 고대하던 연기공부를 하게 되었다.
무대는 그녀의 고향
대학 입학 후에는 학교에서 매년 연극과 영화 작품을 제작하는 과제를 수행하며 즐거웠다. 1학년 때는 <리어왕>에서 왕의 딸 코델리아 역을 맡아 아버지를 진정으로 사랑하는 연기를 하여 많은 박수를 받았다.
단편영화 <5초>의 임소라 역과 단편영화 <이 꽃은 내일 없습니다>의 화선 역을 하면서 매체 연기가 감정을 표현하는데 더 효과적이라는 생각이 들어 영화도 관심 분야가 되었다.
매력적인 배우
찬미는 <박챰>이라는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는 크리에이터이다. <박챰>에서 그녀는 이렇게 인사를 한다.‘이상한 나라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여러분들이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세계를 보여드리겠습니다. 앨리스가 된 기분으로 기이한 경험을 느껴보세요.’
찬미는 자신이 장애로 겪게 된 일들을 동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서 앨리스가 겪는 낯설음이라 생각하고 그것을 함께 경험하자고 한다.
박찬미는 바디 포지티브 프로젝트를 통해 자신의 몸에 긍정적인 시각을 가져보고 싶어서 그리고 장애인은 옷을 잘 못 입는다는 사람들의 편견을 깨부수고 싶어서 합류했다. 어려서부터 자신의 몸에 대한 호기심과 많은 사람들의 편견 어린 시선을 받으며 그녀는 매일매일 옷을 입을 때마다 콘셉트를 정하고 자신이 가는 모든 곳을 레드카펫이라고 생각했다.
선배이자 친구인 엄마
엄마 하석미는 장애인 여행가이자 장애 인식개선 강사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엄마와 함께 있을 때 가장 많이 듣는 말이 있다.‘어쩌다 엄마와 딸이...’라며 어르신들은 혀를 차기 시작하면 멈추지 않는다. 엄마와 딸이 같은 저신장 장애인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본인들은 딸과 엄마가 경험을 나누면서 서로 의지가 되어 엄마는 인생 선배로 조언을 해주고 대화가 통하는 친구가 되어주기 때문에 좋다고 생각한다. 사람들이 퍼붓는 시선이 힘들 때도 있었지만 이제는‘나는 특별한 사람이구나’라고 생각하며 즐기고 있다.
1999년생 박찬미는 외로워도 슬퍼도 울지 않는 캔디가 아니라 사람들의 차별과 편견에 당당히 맞서는 Z세대이다. 박찬미는 말한다.
‘장애는 다양성의 하나이고 그 다양성은 존중받아야 한다. 무대 위야말로 다양성이 예술이다.’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