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8-27

E美지 33호/대중예술

아이돌 ‘빅오션’의 빛나는 도전

 

 

 

 

빅오션 탄생기


빅오션(Big Ocean)은‘큰 바다처럼 긍정적이고 밝은 에너지를 널리 퍼트리고 싶다’는 마음이 담긴 그룹명으로 3인조 아이돌이다. 춤과 노래가 아이돌의 기본이지만 빅오션은 여기에 수어까지 연습해야 해서 무대에 서기까지 많은 노력이 필요했다. 
멤버 모두 청각장애인이어서 정확한 소리를 내어 노래를 부르고 박자와 동선에 맞춰 춤까지 추는 건 쉽지 않은 일이었다. 
노래 녹음을 위해 보컬 레슨을 받으며 어느 정도 힘을 내야 필요한 음을 낼 수 있는지 몸을 쓰는 법을 익혀 나갔다. 데뷔곡 음원을 완성하는 과정에서 멤버들이 수없이 녹음한 목소리 데이터를 학습한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하였다. 

 

 

 

 

멤버 이야기


랩을 맡고 있는 찬연(26세)은 11세 때 고열로 청력을 잃었다. 고려대 안암병원에서 청능사(난청인의 훈련·재활을 돕는 직업)로 근무하고 있었는데 청각장애인 할리우드 배우 트로이 코처(Troy Kotsur)의 고려대의료원 홍보대사 위촉식에서 우연히 청각장애인 아이돌 프로젝트 이야기를 듣고 가슴 속 깊이 숨겨두었던 꿈을 펴고 싶어서 오디션을 보게 되었는데 다행히 합격하여 빅오션 멤버가 되었다.


보컬을 맡고 있는 현진(25세)은 3세 때 고열로 청각신경이 마비되었다. 보안 전문가를 목표로 컴퓨터공학과에 재학하며 취미로 청각장애인에 대한 오해와 편견을 깨기 위한 유튜브 콘텐츠를 만들며 파라스타엔터테인먼트 소속으로 일하게 되었다.


메인 댄서를 맡고 있는 지석(21세)은 태어나면서부터 소리를 듣지 못하는 청각장애인이다. 중학생 때까지 알파인 스키 선수생활을 했다. JTBC드라마 <이태원 클라쓰>를 보고 주인공 '박새로이(박서준 분)' 캐릭터에 큰 감명을 받아 배우를 꿈꾸며 여러 오디션에 도전하는 과정에 캐스팅 되었다. 

 

 

 

 

<쇼! 음악중심> 데뷔 무대 


장애인의 날인 지난 4월 20일, 세계 최초의 청각장애인 K팝 아이돌 그룹‘빅오션’이 데뷔했다. 첫선을 보인 무대는 MBC-TV음악프로그램 <쇼! 음악중심>. 데뷔곡은 1세대 아이돌 그룹 HOT의 곡‘빛(Hope)’을 리메이크한‘빛(Glow)’이다.


‘빅오션’멤버들은 꿈에 그리던 생방송 무대에 올라 그동안 갈고 닦은 노래와 춤 실력을 뽐냈다.
데뷔 직후 WHO(세계보건기구)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사무총장은

‘세계 최초의 청각장애인 K팝 아이돌의 데뷔를 진심으로 축하한다. 장애로 인한 장벽과 사회적 편견을 깨트린 것에 경의를 표한다.’

라며 개인 계정에 축하 메시지를 올렸고, 그는 이 포스팅을 WHO 공식 계정에도 공유했다.

또한 이탈리아 튜린에서 ILO 주최로 열린 'ILO 회원국을 대상으로 하는 취약계층을 위한 공공고용서비스 강의'에서 장애인고용과 직업훈련 정책 우수 사례로 빅오션이 소개됐다. 

빅오션의 목표는 장대하다.

‘빛’의 안무에 수어를 넣은 것도, 한국 수어뿐 아니라 미국 수어에 국제 수어까지 배우고 있는 것도, 모두 더 많은 사람과 소통하기 위해서이다.

빅오션 팬덤 이름이 ‘파도’인데 전 세계에 퍼져있는 파도들을 만나기 위해 각 나라의 수도에서 콘서트를 하는 꿈도 꾸고 있다.